꿈의 에너지 '인공태양'…핵융합 발전 '실증로' 설계 착수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3.06.0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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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2035년까지 '핵융합 실증로 설계 완료' 목표

KSTAR(한국형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진공용기 내부 모습. /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KSTAR(한국형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 진공용기 내부 모습. / 사진=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정부가 2035년 '핵융합 발전 실증로'를 가동하기 위한 개념 연구에 돌입한다. 핵융합 발전소 건설 전, 실증로 구현 방식을 설계하고 연구하는 목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핵융합 실증로 설계 태스크포스'(TF) 착수식을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실증로 설계 연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TF는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됐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 2월 국가핵융합위원회를 개최하고 '제4차 핵융합에너지 개발 진흥 기본계획'(2022~2026년)을 심의·의결했다. 이 계획에는 핵융합 에너지 실현을 위한 전력생산 실증로 개발 계획이 담겼다.

이번 설계 TF는 2035년까지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 설계 완료를 목표한다. 핵융합 발전소 건설 전, 이를 실증한 핵융합로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실증로는 최대 전기출력 500㎿(메가와트) 이상이다.



현재 국내 원자력 발전소는 약 1400㎿급으로, 500㎿급은 중소형 원자로 수준이다. 과기정통부는 향후 실증로를 통해 핵융합 전력생산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 경제적 타당성 등을 검증한다.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 개념.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 개념. /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실증로 설계는 총 3단계로 이뤄진다. 2026년까지 1단계 예비개념설계 완료와 인허가 체계를 수립한다. 이어 2030년까지 2단계 개념설계 완료와 설계기준을 확립한다. 마지막으로 2035년까지 3단계 공학설계 완료와 인허가 추진을 목표한다.

핵융합은 태양이 에너지를 생산하는 원리와 동일하다. 중수소와 삼중수소와 같은 가벼운 원자핵을 융합해 무거운 원자핵으로 바꾸며 에너지를 발생시킨다. 핵융합 연료 1g으로 석유 8톤(t) 규모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핵융합은 땅 위에서 구현한 '인공태양'이라 부른다.


핵융합 원료로 쓰이는 중수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얻을 수 있고, 삼중수소는 리튬과 중수소의 화학반응으로 만들어 원료 고갈의 염려가 없다. 특히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핵융합 폐기물은 수십년간 보관하면 자연상태로 되돌릴 수 있어 '꿈의 에너지'로 불린다.

설계 TF는 실증로 설계를 총괄·조정하고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하는 총괄위원회와 설계통합 전담팀, 설계자문위원회 등 12개 분야 워킹그룹으로 구성된다. 12개 분야는 △노심 플라즈마 △초전도 자석 △토카막 주장치 구조물 △가열·전류구동 △제어·진단 △조립·유지보수 △연료주기 △증식블랑켓 △디버터 △BoP △빌딩 △안전 인허가 등이다.



설계 TF는 설계 작업을 본격화해 2026년까지 1단계 목표인 예비개념설계를 도출할 계획이다. 또 별도 이행점검단을 구성해 설계 단계별 이행점검을 수행하고 다음 설계 단계 이행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설계 TF는 KSTA(한국형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와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에 참여하는 산업체를 실증단계에 참여시켜 관련 산업 육성을 지원한다.

조선학 과기정통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해외 스타트업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핵융합 실증 시기를 앞당기려는 도전이 계속되는 등 핵융합 시장 확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번 설계 TF는 국내 산학연이 공동 참여하는 체제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조 정책관은 "우리나라가 KSTAR와 ITER 참여를 통해 확보한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핵융합 에너지 개발을 주도해 나갈 수 있도록 설계 TF를 구성했다"며 "핵융합 실증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장기 연구개발 로드맵을 연내 수립하는 등 기술 실현을 위해 민간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KSTAR(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를 가상공간에 구현한 모습. 이를 통해 직접 실험하지 않고도 가상공간에서 성능을 미리 검증할 수 있다. / 영상=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KSTAR(한국 초전도 핵융합 연구장치)를 가상공간에 구현한 모습. 이를 통해 직접 실험하지 않고도 가상공간에서 성능을 미리 검증할 수 있다. / 영상=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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