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레 '에콥미니', "음쓰 고민, 한뼘으로 끝내세요"...와디즈 펀딩 5,000명 돌파

머니투데이 김재련 기자 2023.05.3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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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레 '에콥(ecop)' 최호식 대표 인터뷰

'한뼘음처기'로 불리는 소형 음식물처리기 에콥미니가 와디즈 펀딩에서 알림신청 5,000명을 돌파, 출시도 되기 전에 대박분위기를 이어가면서 음식물처리기 시장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음식물처리기 전문기업 포레가 개발한 에콥미니는 폭이 채 한 뼘도 안 되는 20cm 내외의 콤팩트 외관으로 한뼘음처기라 불린다. 하지만 처리용량은 2리터에 이르고, 음식물쓰레기를 4시간 만에 냄새 없이 완전 건조된 가루형태로 처리해주는 고급 분쇄건조방식이다. 미생물 음식물처리기에서는 처리가 힘들던 과일이나 채소껍질은 물론 찌개 국물까지도 처리가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가격과 크기가 기존 제품 대비 절반이라는 콘셉트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우리나라의 약 2,100만 가구 중에 81%가 3인 가구 이하다. 4인 가구 이상은 20%가 되지 않는다. 에콥미니에는 이러한 트렌드가 반영됐다. 더 이상 음식물처리기가 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고가의 큰 제품은 소비자 입장에선 가격이나 사이즈가 부담된다. 에콥미니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합리적인 가격과 작은 크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포레 '에콥(ecop)' 최호식 대표/사진제공=포레포레 '에콥(ecop)' 최호식 대표/사진제공=포레


포레 최호식 대표는 "처리용량이나 성능은 동급 이상이지만 가격을 낮추고 크기를 한 뼘 사이즈로 줄여 차별화를 꾀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생활 만족도를 올리는 혁신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어느 국가를 다녀봐도 우리나라처럼 음식물쓰레기 처리가 불편한 나라는 찾기 힘들다. 지리적 여건으로 매립의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배출되는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를 사용해 버리거나 아파트 단지와 같은 곳은 버리는 양에 따라 돈을 내야 한다. 상대적으로 작은 국토 면적으로 환경적인 부분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면서 음식물쓰레기 처리 분야에서는 자연스럽게 산업계의 발전도 이뤘다.

분리수거와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는 건 현재 한국 사회에서 남자들의 몫이 됐다. 출근길에 음식물쓰레기를 가지고 나와 버리는 이들을 볼 수 있는 건 익숙한 풍경. 최호식 대표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다. 20여 년 전, 일명 '음쓰'를 아침 출근길에 처리하다 손에 묻어 다시 집으로 올라가 손을 닦고 출근했던 경험은 결국 그를 음식물처리기 사업에 발을 딛게 만든, 작지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최 대표는 "마케팅 회사에서 일할 당시 음식물처리기 비즈니스를 같이 해보자는 제안을 받았다. 출근길, 음식물쓰레기로 불편했던 제 기억이 떠올라 당시 시대를 앞서간 감이 있었지만, 음식물처리기라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던 2002년부터 성장성을 보고 개척했다"라며 "초창기 모델을 계속 디벨롭 시키다가 회사가 크게 망하게 되면서 재고가 남게 돼 남은 시간 제품을 뜯어보면서 어떻게 하면 잘 만들어 볼까 고민하다가 지금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을 만들다
20여 년 전 음식물쓰레기 처리기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지만, 소비자에겐 생소한 것이었다. 구구절절 설명해야 알 수 있는 기계 수준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하지만 음식물처리기는 점차 필수가전으로 소비자에게 인식되면서 이제는 구매하고 싶은 주방가전 1위가 될 정도로 인식이 확산됐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의 성장은 최 대표의 성장과도 궤도를 같이한다. 그는 지난 20여 년간 매직싱크, 이브, 스마트카라 등 다수의 음식물처리기 제품 및 브랜드를 개발해 론칭했고 다수의 ODM 제품을 개발 공급하며 기술을 발전시키고 안정화시키면서 '음식물처리기'라는 한 우물을 팠다.

음식물처리기 방식은 크게 분쇄건조방식과 미생물처리 방식, 싱크대에 부착하는 방식이 있다. 싱크대 부착방식은 환경적, 법적 제한이 존재해 현재 시장에서는 분쇄건조방식 비중이 가장 크다. 포레는 분쇄건조방식의 기술을 적용해 안정된 성능과 품질 기반의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에게 표준 아닌 표준을 제시하기 위해 부단히 애써왔다. 특히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AI와 IoT 기술을 접목한 세대교체 격인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에 친환경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3세대 음식물처리기로 평가받는 '에콥'은 처리 전후의 중량을 측정, 이 데이터를 IoT 기능을 통해 서버와 앱으로 전송함으로써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내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의 양이 얼마만큼 줄었는지, 그리고 지구환경을 살리기 위해 탄소 저감을 얼마나 했는지를 앱을 통해 직접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자체 운영 중인 에콥몰을 통해 데이터가 전송되어 감소시킨 음식물쓰레기 양에 따라 1kg당 100포인트를 제공해 환경을 살리고 얻게 된 포인트로 음식물처리기 필터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착한소비와 지구환경 살리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매일의 고민이 오늘날의 포레를 만들었다. 어떻게 하면 음식물 쓰레기를 편하게 처리할 수 있을까, 왜 제품을 사지 않을까, 이런 기술을 넣으면 될까... 수없는 고민과 생각이 AI, IoT 기술이 접목된 현재의 '에콥미니'까지 오게 됐다.

최 대표는 "어느 날 우연히 체중계에 올라갔는데 그게 앱으로 연동되는 체중계였다. 무게를 쟀더니 앱으로 나오고 날짜별로 히스토리가 나왔다. 그때 음식물 쓰레기도 이렇게 양을 재서 앱으로 알려주고, 줄어든 양도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며 "배출량이 줄어든 만큼 포인트로 소비자에게 돌려주면 좋겠다는 결론까지 얻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을 위한 제2의 고형연료 자원
에콥은 음식물쓰레기를 최대 90%까지 감량할 수 있다. 함수율이 거의 완전 건조에 가까운 시리얼 형태로 처리하기 때문에, 고형 연료로서의 재활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미 사전 예비 연구를 통해 발열량이 약 4000kcal에 육박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고형연료 기준에도 부합하는 수준이다. 음식물쓰레기를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하고 에너지와 탄소배출까지 절감할 수 있어 ESG를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최호식 대표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현재 음식물쓰레기는 가정이나 식당에서 배출되면 이를 모아서 수거하여 집단처리시설에서 처리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주거 환경 오염, 이물질, 부패 등의 문제점, 많은 탄소배출 등이 야기되고 있다. 이를 가장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배출원에서 나온 음식물쓰레기를 배출원에서 처리하는 것이다. 더 나아가 처리된 부산물을 고형연료 등으로 100% 재활용하는 것"이라며 "음식물처리기는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 제품이다. 음식물처리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배출원 처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자리잡아 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뼘 음식물처리기 에콥미니(ecop mini)의 제품 이미지./사진제공=포레한뼘 음식물처리기 에콥미니(ecop mini)의 제품 이미지./사진제공=포레
음식물처리기술을 선도하다
포레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다른 회사보다 한발 앞선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AI와 IoT 기술을 접목한 AIoT 전자동 음식물처리기를 개발했고 올해는 시장과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춘 한뼘음처기 '에콥미니'를 선보였다. 포레는 제품개발 로드맵 마스터플랜이 있다. 앞선 제품들처럼 아직 시장에 없는 제품들을 내놓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이다. 이미 다음 신제품도 준비 중이다. 최 대표는 소비자가 좀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

패러다임의 변화, 버림에서 만들다
음식물쓰레기는 '버리다'라는 동사와 잘 어울린다. 어쩌면 오롯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최호식 대표는 '만들다'라고 말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통해 이제는 최종적으로 자원을 만들 수 있고,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그런 세상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다.

포레의 최종 비전은 ERS(Eco Recycling System)를 구현하는 것이다. 음식물쓰레기의 배출원처리와 결과물의 재활용을 통해 음식물쓰레기의 친환경 순환 생계태, ERS를 구현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저희의 비즈니스 도메인은 크게 세 가지 방향이다. 첫째는 음식물처리기 기술 기반 제품이고, 둘째는 스마트 IoT 음식물처리기를 기반으로 제품에서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데이터를 수집, 분석, 관리하는 음식물쓰레기 관리시스템 FMS(Food waste Management System), 셋째로 음식물처리기를 통해 나오는 부산물을 통한 ERS(Eco Recycling System)이다"라며 "해외에 없는 사례기 때문에 앞으로 'K-음식물처리 기술'이라는 시스템도 도입할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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