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회말 두산이 상대 실책과 김재호의 끝내기 안타로 4-3 승리하며 박정수는 시즌 첫 승리의 주인공이 됐다.
연장 10회 삼성이 한 점을 내며 승기를 잡는 듯 했으나 두산은 포기하지 않고 1점을 만회하며 경기를 11회까지 끌고갔다.

두산 벤치가 움직였다. 이병헌을 과김히 내리고 박정수를 택했다. 박치국과 정철원은 이미 등판한 뒤였고 2이닝을 던진 마무리 홍건희도 10회 1실점하고 물러난 터였다. 박정수는 김태군의 보내기 번트로 1사 3루 위기에 몰리고도 김영웅에게 허를 찌르는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고 대타 김현준에게 좌익수 파울플라이를 유도해 이닝을 매조졌다.
위기 뒤 기회, 기회 뒤 위기라는 말이 딱 들어맞았다. 기회를 살리지 못한 삼성은 흔들렸고 두산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 들었다. 선두 타자 김재환의 타구를 삼성 2루수 김동진이 놓쳤고 2사 1,2루에서 평범한 1루 파울 라인 바깥 뜬공을 이태훈이 놓쳤다. 이후 볼넷과 김재호의 끝내기 좌전 안타로 경기는 두산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박정수는 "힘든 상황이었지만 '무조건 막겠다'고 각오하며 마운드에 올랐다. 잘 막아서 다행"이라며 "11회초를 막은 뒤 벤치 분위기가 모두 간절했다. 나 역시 개인이 아닌 팀 승리를 정말 응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 시즌 아직 1군보다는 2군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다. 이날까지 단 4경기, 7⅔이닝이 그에게 주어진 기회의 전부였다. 그러나 자신감 하나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처지지 않는다. "컨디션은 좋고 아픈 곳도 하나도 없다"며 "항상 흐름이 좋다가 아프면서 무너졌는데 트레이닝파트에서 신경을 많이 써주시고 나 역시 스케줄을 잘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을 계기로 이승엽 감독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박정수는 "중요한 상황에 나간 경험이 많지 않아 긴장됐던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계속 잘 던진다면 중요한 상황에 등판할 수 있지 않을까.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