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가 모나리자 훔쳤다고? 누명 쓴 이유 [30초미술관]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23.05.19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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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나르도 다빈치와 모나리자 ④

모나리자 얼굴 부분 확대(왼쪽) , 파블로 피카소/사진= 루브르·게티이미지, 피카소 팬사이트 모나리자 얼굴 부분 확대(왼쪽) , 파블로 피카소/사진= 루브르·게티이미지, 피카소 팬사이트


1911년 모나리자 도난은 당대에 큰 화제였습니다. 이 사건이 화제가 되면서 모나리자는 루브르의 여러 미술품 중 하나에서 '톱 오브 톱'으로 위상이 급상승합니다.

그렇게 된 데엔 20세기 미술거장 피카소의 역할 아닌 역할도 있었습니다. 피카소가 사건 초기, 범인으로 의심받았기 때문이죠.



"다빈치가 그리고 피카소가 탐낸 그림?"
당시 조사를 받은 이들 중 당대 예술계 유명인사가 있습니다.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1880~1918)였죠. 아폴리네르는 '미라보 다리'라는 시로 유명한데요. 파블로 피카소의 친구이기도 했습니다.

한때 아폴리네르의 조수로 일했던 게리 피에르라는 남자가 과거 루브르 박물관에서 조각상을 훔쳐낸 전력이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장물'을 받은 사람이 피카소였습니다.



피카소가 절도 사실을 알았을까요. 확실한 건 피에르가 1911년 모나리자 도난에 겁을 먹고 자신의 죄를 언론에 고백했다는 점입니다. 아폴리네르와 피카소는 경악했을 것입니다.

이 일이 문제가 되면서 아폴리네르는 마침내 9월, 조사를 받습니다. 피카소도 조사 받았지만 공식 용의자보단 참고인이었다고 합니다. 아폴리네르는 해가 바뀌어 1912년 혐의를 모두 벗었습니다.

1913년 진범이 드러납니다. 이탈리아 출신 빈센조 페루자가 잡히고 모나리자가 루브르로 돌아온 이야기는 앞서 소개했습니다. 오늘날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그리고 피카소가 탐낸 (걸로 오해받은)" 기막힌 스토리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파리 루브르박물관_노랑풍선파리 루브르박물관_노랑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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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아폴리네르가 미라보 다리라는 '명작'을 남긴 것도 이 사건의 파장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아폴리네르는 여성화가 마리 로랑생과 연인이었는데, 피카소의 소개로 만난 것이었죠. 그런데 도둑 오명을 쓴 이후 아폴리네르와 로랑생이 헤어졌고, 아폴리네르가 상처받은 마음으로 쓴 시가 '미라보 다리'라는 것입니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흐르는데……' (미라보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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