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머니투데이 김현정 디자인기자
14일 통신3사의 1분기 실적을 살펴보면, IPTV의 성장률 둔화가 뚜렷하다. SK브로드밴드의 올 1분기 유료방송(IPTV+케이블TV) 매출은 4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0.2%대였다. 작년 1분기 매출(4710억원)이 2021년 1분기보다 3.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성장폭이 크게 꺾였다.
IPTV3사, 성장률 '뚝'…OTT 뜨니 VOD 매출 '급감'케이블TV는 더 어렵다. '2022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유료방송 전체 매출에서 IPTV 3사의 비중은 91.15%였고, 이 같은 쏠림은 점점 더 심화된다. 유료방송 가입자도 IPTV 3사만 순증할 뿐 케이블TV와 위성방송은 2017~2018년 이후 지속 감소세다.
유료방송이 OTT에 빼앗긴 것은 시청자만이 아니다. 대표적인 콘텐츠 공급자인 지상파3사와 CJ ENM을 비롯한 PP(방송채널사용사업자) 등은 유료방송과 OTT에 콘텐츠를 동시에 공급하거나, 때로는 OTT에만 공급하고 있다. MBC와 OTT 웨이브가 동시 편성한 드라마 '트레이서', MBC가 제작해 넷플릭스에 독점 공급한 예능 '피지컬 100' 등이 대표 사례다.
위기의 유료방송…"콘텐츠 대가 체계 바꿔야" VOD 매출의 감소, 실시간 방송 영향력의 하락은 단기간에 해결책이 없는 악재다. 여명희 LG유플러스 CFO(최고재무책임자)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IPTV 위기의 원인으로 "OTT 성장에 따른 VOD 매출 부진"을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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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유료방송 업계에서는 미디어 환경변화를 반영한 새로운 콘텐츠 거래 체계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비등하다. 지상파·PP의 영향력이 감소한 만큼, 유료방송 플랫폼이 지상파에 지급하는 재송신료 등 콘텐츠 이용료에도 반영돼야 한다는 논리다. 지상파 재송신 매출액은 2016년 2298억원에서 2021년 4079억원으로 5년 만에 77.5% 늘어났다.
유료방송 한 관계자는 "지상파 등 콘텐츠 사업자들의 최근 OTT 중심 편성 전략은 유료방송에서 받은 재원으로 콘텐츠를 만들면서, 이를 OTT에도 공급해 추가 수익을 올리는 동시에 유료방송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주는 꼴"이라며 "유료방송의 한정된 재원 구조를 고려해 새로운 콘텐츠 대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