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러시아 은행 간 결제 허용됐다"…우크라 전쟁 제재 이후 처음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3.04.27 08:48
글자크기

로이터, 소식통 인용 보도 "미국, JP모건·러 농업은행 결제 거래 승인"… "스위프트 대체안" 평가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미국 정부가 JP모건체이스(이하 JP모건)와 러시아 농업은행 간 거래를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서방의 경제제재로 러시아 은행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에서 퇴출당한 이후 미국과 러시아 은행 간 결제가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이 JP모건에 러시아 농업은행에 대한 결제 처리 권한을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청한 러시아 소식통은 이번 조치는 러시아 은행을 스위프트 결제망에 다시 연결하는 것을 대체하는 방안으로 제안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해당 거래는 상당히 까다롭고 어렵다"며 "이 조치는 스위프트 결제망을 대체할 수 없고, 언제든지 중단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농업은행을 비롯해 러시아 은행들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미국 등 서방의 제재명단에 올랐고, 스위프트 결제망에서도 퇴출당했다.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 러시아 은행들은 미국 은행과의 거래, 외화 송금 등이 금지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로이터에 미 재무부가 이달에 이뤄진 러시아의 곡물 수출 건과 관련해 JP모건체이스에 매우 제한적으로 철저한 감시하에 결제 업무를 진행할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25일 유엔 브리핑에서 "한 은행이 한 가지 작업에 자금을 보내는 데 친절하게 동의했다. 다만 이는 장기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그는 은행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러시아는 유엔, 튀르키예(터키), 우크라이나와 '흑해 곡물 협정' 연장 협상을 통해 러시아 농업은행의 스위프트 결제망 복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흑해 곡물 협정은 러시아의 봉쇄로 막혔던 흑해에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 재개를 위해 지난해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됐다. 해당 협정 기한은 4개월로 기한 만기 때마다 러시아·우크라이나·유엔·튀르키예가 협상을 통해 협정을 연기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4개월, 지난 3월 2개월 연장된 협정은 오는 5월 18일 만료된다.


한편 러시아는 서방이 러시아 농업 및 비료 수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곡물 협정을 연장하지 않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최근 주요 7개국(G7) 장관급 회의에서 러시아에 대한 수출을 전면 통제하는 강경 규제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자 '흑해 곡물 협정 파기'를 언급하며 식량 무기화를 예고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