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곰표밀맥주(왼쪽)와 세븐브로이가 지난 3일 발표한 대표밀맥주의 디자인. /사진제공=세븐브로이맥주
이 제품의 직전 제조사였던 세븐브로이맥주가 상표권 입찰에서 탈락한 뒤 자체적으로 출시했다며 공개한 '대표밀맥주'가 곰표밀맥주의 상징인 곰 캐릭터를 활용했고 패키징(포장) 형태가 유사한 까닭이다. 상표권자인 대한제분은 사실상 표절이라며 공식 항의했고, 세븐브로이도 이 지적을 받아들여 제품 패키징을 바꾸기로 했다.
김강삼 세븐브로이맥주 대표는 대표밀맥주를 공개하며 "곰표밀맥주는 세븐브로이맥주의 양조기술과 역량을 증명한 기회였다. 시작은 곰표라는 브랜드였지만 세븐브로이맥주가 만든 제품의 '맛'이 있었기 때문에 스테디셀러가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표권자인 대한제분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곰 캐릭터 모양을 조금 바꿨고, 곰표를 대표로 바꿨지만 전체적인 패키징 구성은 기존 제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가 봐도 상표권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맥주와 3년간 상표권 사용 계약을 맺었다. 계약 만료를 앞둔 지난 2월 세븐브로이맥주를 비롯한 중소 맥주 제조사들이 상표권 경쟁 입찰을 진행했다. 대한제분은 가격, 제품 생산능력 등을 종합 고려해 새로운 제조사를 선정했고 이 업체와 협업해 올 여름 '곰표밀맥주 시즌2'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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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편의점에 곰표 맥주가 진열돼 있다. /사진제공=뉴시
반면 세븐브로이맥주는 지난해 연매출 약 330억원 중 곰표밀맥주의 판매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 한강 등 다른 브랜드보다 매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판매를 중단하면 타격이 크다. 이 때문에 표절 논란을 일부 감내하더라도 홍보에 나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결국 세븐브로이맥주는 대한제분의 항의를 수용해 상품 패키징을 전면 교체할 것으로 알려졌다. 곰 캐릭터를 빼고, 패키징도 기존 곰표밀맥주와 유사한 흰색, 노란색, 녹색 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대한제분 측은 이미 곰표밀맥주와 유사한 패키징으로 대표밀맥주를 홍보했기 때문에 이후 판매량 추이를 지켜보고 대응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대한제분 관계자는 "아직 수정된 패키징을 공개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곰표밀맥주 시즌2 판매에도 어떤 영향을 줄지 모른다"며 "향후 판매량 추이를 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븐브로이맥주는 당초 대표밀맥주를 이달 중순 경 출고할 예정이었지만, 패키징 변경 등으로 출시 시점은 이달 말 이후로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