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공공장소에 '히잡 미착용 여성' 감시 카메라 설치

머니투데이 김미루 기자 2023.04.0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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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에서 '요구르트 테러'를 당한 여성 2명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 /영상=트위터 갈무리이란에서 '요구르트 테러'를 당한 여성 2명이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붙잡혔다. /영상=트위터 갈무리
이란 정부가 공공장소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여성을 적발하기 위한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다.

8일(현지 시각)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 경찰이 성명을 내고 도시 주요 공공장소에 히잡 미착용 여성을 식별하고 처벌하기 위해 공공장소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할 계획을 밝혔다.



이란 경찰은 "히잡 착용을 위반한 사람은 문자로 경고 메시지를 받게 될 것"이라며 "(히잡)법을 위반하는 어떤 개인적인 또는 집단적인 행위도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란 사법부가 운영하는 미잔 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이번 조치는 히잡 법에 대한 저항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히잡에 대한 저항은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고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연행돼 경찰 조사 중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은 테헤란 등 이란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히잡 시위 이후 거리에서 히잡을 착용하지 않는 여성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란 당국은 히잡 미착용 여성에 대한 처벌 방침을 바꾸지 않겠다며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내무부는 성명을 내고 "히잡은 이란 국가 문명의 기반이자 이슬람 공화국의 원칙"이라며 "이 문제에 관한 한 후퇴는 없다"고 밝혔다.


같은 날 이란 샨디즈의 한 슈퍼마켓에서 한 남성이 여성 2명의 머리 위로 요구르트를 뿌렸다.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당시 경찰은 남성뿐 아니라 여성들에게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사법부는 두 여성이 히잡을 벗는 '금지된 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히잡을 입고 거리를 걷고 있다. / 로이터=뉴스1지난해 12월6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여성이 히잡을 입고 거리를 걷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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