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항공편 200편 결항"…때아닌 남부 호우주의보, 원인은?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3.04.0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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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지역에 호우·강풍특보가 내려진 5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도착 대합실 전광판에 결항 안내가 나타나고 있다. 2023.4.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제주=뉴스1) 오현지 기자 = 제주지역에 호우·강풍특보가 내려진 5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도착 대합실 전광판에 결항 안내가 나타나고 있다. 2023.4.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5일 남해안 일부 지역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봄철에는 일반적이지 않은 다소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지난달 정체 상태에 놓였던 기압계가 순환하면서 극심한 가뭄을 겪는 남부 지방에는 단비가 찾아왔다.

이날 기상청에 따르면 오후 2시 기준 전남·경남 일부 지역과 부산 등에 호우주의보가 발효됐다. 또 동·서·남해상 전역에 걸쳐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특히 제주에는 강한 비바람이 불어 항공편이 대거 결항됐다. 전날 오전 9시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지점별 누적 강수량을 보면 삼각봉(제주) 451.5㎜, 영실(서귀포) 419.0㎜, 진달래밭(서귀포) 380.0㎜, 윗세오름(제주) 342.0㎜ 등 특히 산지를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이에 따라 전날 사전 비운항 조치가 이뤄진 항공기를 포함해 국내선 항공기 총 219편(출발 110·도착 109)이 결항됐다. 전날 수도권에서는 KBO리그 야구 경기가 우천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이번 비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오는 6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강원동해안과 경상권, 제주도에서는 오는 6일 오전과 오후 사이 소강상태에 접어드는 곳이 있겠다.

기상청은 평년 봄철과 비교해 많은 강수량이 집계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달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강수량은 1973년 이후 8번째, 강수일수는 첫번째로 적었던 것과 대비된다.

지난달 한반도 동서 방향으로 발달한 기압능과 고기압이 저기압의 통과를 막으면서 강수가 적었다. 반면 현재 기압능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서해상에서 발달한 저기압의 통과를 도왔다.


또 북한 지역을 중심으로 발달한 저기압과 일본 열도를 중심으로 발달한 고기압 사이로 남풍이 강하게 불고 있다. 이 남풍을 타고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비구름대를 강화해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강수가 나타났다.

이 비로 인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 발효됐던 건조특보는 일시적으로나마 해제됐다.

또 극심한 가뭄으로 골머리를 앓았던 남부 지방에서는 저수량이 늘었다. 한국수자원공사 물정보포털에 따르면 주암댐은 지난 4일 오전 0시부터 5일 오후 2시 사이 저수량이 110만톤가량 늘었고, 장흥댐은 157만톤, 주암 조절지댐 45만톤, 수어댐 33만톤, 섬진강댐은 13만톤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이번 비로 완전한 해갈은 어려울 전망이다. 기상청은 가뭄이 가장 심한 전남 지역에 6일까지 30~80㎜ 가량 비가 올 걸로 전망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해갈을 위해선 이 지역에 150㎜ 가량 비가 더 필요하다고 봤다.

한편 비구름대가 걷히면 기압골의 영향으로 기온이 다소 큰폭으로 떨어지는 꽃샘추위가 찾아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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