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데이터 사례로 보는 미래의 직장 이야기

머니투데이 최재홍 강릉원주대학교 멀티미디어공학과 교수 2023.04.05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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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최재홍 강릉원주대 교수


요즘은 길거리나 커피숍에서도 하물며 대중교통, 버스에서 졸고 있는 중에도 같은 이야기가 들린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가까운 젊은 교수와의 대화도 챗GPT로 시작해서 챗GPT로 끝났다.

그러던 중에 그가 놀라운 이야기를 한다. "교수님, 챗GPT로 인해 가장 위협받는 일자리가 무엇인지 아시죠"라면서 시작된 일자리 이야기다. 민감한 이야기지만 이 젊은 교수는 데이터로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는 촉망받는 교수였기에 그가 데이터를 가지고 이야기할 것이라고 기대했기에 솔깃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사무직인 '화이트칼라'와 교육자를 포함한 '지식인'이라며 근거를 가지고 확신에 차서 이야기한다.



과연 그런지를 나도 챗GPT에 물어보았다. 혜성과 같이 나타난 보편적 인공지능 서비스로 인해 우리 사회에서 가장 위협받는 분야 중 교육이 크게 자리잡고 그와 유사한 정신노동자들이 그 중심에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사실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4차 산업혁명이라는 엄청난 파도가 세상에 몰아쳤을 때는 단순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위협을 가한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존의 아마존고(무인슈퍼)가 기존에는 80여명의 직원이 필요했으나 무인슈퍼로 인해 단 10명이면 가능하다고 수치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그들을 위협했고 모든 사람이 내 일자리는 어떻게 될지 희망적인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던 그런 때였다. 더구나 같은 목소리의 언론들과 미래학자들의 합창은 급격한 일자리 변화현상이 목전까지 와 있음을 기정사실화했다.

그런데 몇 년 새 이렇게 반전됐다는 것이 참으로 의아하다. 변화의 시대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인 고급진 정신노동자들에게 인공지능이 세상에 보편화하면 가장 큰 위협이 된다는 것이며 새로운 기술의 출현이 인간의 삶의 틀, 사람들의 생계에 관련된 일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데이터로 보는 미래는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라 모두가 진리는 아니다. 그렇지만 챗GPT가 우리의 일자리를 어느 정도 바꿔놓을 것이라는 것, 그 어느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 없으나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는 점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모든 일자리는 기술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세계경제포럼(WEF)은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 실제론 5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고 예측했다. 이 모두가 새로운 기술의 출현에 기인한 것이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나 주변의 분위기를 보면 현재 누구에게나 가까워진 인공지능 서비스의 충격은 이미 더 크게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가 멀다 하고 모든 빅테크와 하물며 기존 굴뚝산업까지 그 이야기로 채워지는 것만 봐도 그러하다.



대화 중인 젊은 학자는 인구문제의 심각성이 인공지능이 우리 일자리에 끼어들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한다. 줄어드는 일자리에도 불구하고 일하는 인구의 감소를 의미하며 이곳에 기술을 입힌 새로운 서비스들로 일자리 문제가 서서히 연착륙하지 않음은 당연하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이미 많은 업무에서 인공지능과 협업하고 인공지능을 지시를 받는 동료면서 상사로 모신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한다.

국내 대표 제조기업의 조사데이터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70%가 기술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하고, 95%는 업무 자체가 바뀌고, 80%가 기술로 업무가 대체되고, 56% 가까이가 이러한 변화는 5년 이내에 일어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한다. 모두가 앞으로 일어날 힘겨운 사실을 인지하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젊은 데이터 학자의 한마디가 나의 안도의 한숨을 근심의 한숨으로 바꿔놓는다. "교수님, 그런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준비도는 33%만이 돼 있다고 응답했습니다"라는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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