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수술 후 감염, 피 뽑지 않고 '인바디'로도 파악할 수 있어

머니투데이 박정렬 기자 2023.03.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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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의 수술 후 감염성 합병증을 사전에 파악하는 데 인바디로 알려진 '생체전기신호분석'(Bioelectrical impedance analysis, BIA)이 유용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의 혈액 검사와 달리 실시간으로, 빠른 대처가 가능해 중증도가 높은 암·패혈증 환자 등에서 특히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교신저자)·이겨라(제1저자)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이 원 중환자실에 복부 수술 후 입원한 중환자 221명을 대상으로 BIA를 통한 감염성 합병증 발생 위험을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위상각'(Phase angle)과 염증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이겨라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사진 왼쪽부터) 서울성모병원 중환자외상외과 김은영·이겨라 교수. /사진=서울성모병원


이번 연구는 주로 암과 같은 중증질환으로 수술받았거나 복막염, 패혈성 쇼크 이미 심한 감염이 동반된 중증 응급상태에서 복부 수술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그동안 중환자의 감염성 합병증은 주로 염증 표지 단백질인 C-반응성 단백질(CRP) 수치나 백혈구수 증가로 판단했는데, 혈액을 채취한 후 검사하는 만큼 빠른 진단과 치료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팀은 체성분 분석기에 적용하는 BIA를 이용해 빠르고, 안전하며 비침습적으로 감염 여부를 파악할 방법을 연구했다. 그 결과, 이번 연구를 통해 BIA 측정변수 중 하나인 위상각과 염증 마커(CRP, 프로칼시토닌, 프리셉신 수치) 사이에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즉 위상각 수치가 낮을수록 수술 후 감염성 합병증의 위험도가 높아 이를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환자의 생체전기신호분석(BIA) 측정 모습. /사진=서울성모병원중환자의 생체전기신호분석(BIA) 측정 모습. /사진=서울성모병원
위상각은 세포막으로부터 발생하는 전기 저항을 각도로 표현한 것으로 세포막의 영양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다. 건강한 세포막에서 반사돼 나오는 각도와 건강하지 않은 세포막의 각도가 다르다. 이런 특징을 이용해 환자의 영양상태나 예후를 예측하는 연구가 진행되기도 했지만 외과 수술 후 중환자를 대상으로 염증 마커와 위상각의 연관성을 확인한 연구는 없었다.

김은영 교수는 "복부 수술 후 감염성 합병증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빨리 진단하지 못하면 일부에서 패혈증과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시시각각 변화할 수 있는 중환자의 건강 상태를 비침습적인 방법인 BIA로 측정해 감염성 합병증의 위험도가 높은 환자를 미리 선별하고 조기 진단하면 수술 후 환자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겨라 교수는 "암 수술이나 중증 응급 수술 시 잦은 채혈과 통증으로 고통받는 중환자들에게 비침습적인 BIA는 실시간 감시 및 관리의 질을 높이고 감염성 합병증의 조기 진단과 빠른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메디슨(Frontiers in Medicine)' 2월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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