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수도권 기울어진 운동장 극복… 대학이 혁신 거점 돼야"

머니투데이 부산=유효송 기자 2023.03.22 12:28
글자크기
박형준 부산시장/사진=교육부 부산시박형준 부산시장/사진=교육부 부산시


박형준 부산시장이 "혁신의 주체는 대학이고 지방자치단체는 지역과 대학이 협력할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21일 오후 부산시청에서 열린 '교육부 라이즈(RISE) 시범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에서 교육받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대한민국 교육의 낡은 패러다임 속에 교육제도와 지역이 바뀌지 않으면 지방이 소외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교육부는 올해부터 2년간의 RISE(Regional Innovation System & Education) 시범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RISE는 지방자치단체 주도로 대학을 지원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추진하는 체계다. 중앙정부는 2025년부터 교육예산의 절반을 지자체에 포괄예산으로 넘겨줄 예정이다. 대학지원의 행정·재정 권한을 지자체에 넘겨서 지역발전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추구하겠다는 취지다.

부산시는 RISE 시범사업 선정 전부터 지역과 산업, 대학이 협력해 인재 양성을 추진하는 '지산학 브랜치' 정책을 시행해 왔다. 수도권으로의 기업 집중과 그에 따른 인력 유출, 학령인구 감소 등에 대응하기 위해 55개의 기업과 학교 등에 브랜치를 설정하고 기술혁신과 지역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있다.



박 시장은 이같은 사업 추진 배경에 대해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부산이 혁신 거점으로 돋아나기 위해선 대학의 역량을 회복하고 지역 산업과 밀접히 서로 상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라며 "지방 정부는 그 과정에서 촉매제 역할을 하는 게 관건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부의 라이즈 정책은 고등교육 정책을 지방정부가 적극적으로 대학과 지역 기업들과 함께 숙의를 통해서 진행할 수 있도록 권한과 재원을 과감하게 이양한다는 점에서 아주 반가운 일"이라며 "우리사회 불균형구조로 생기는 저출산 문제까지도 연결되는 것들을 해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상태가 교육과 인재 양성이라는 큰 원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부산을 국가적으로 (지원해) 홍콩과 싱가포르처럼 국제적인 관문 도시로 만들었다면 대한민국의 균형발전 문제 해결에 큰 효과를 발휘했을 것"이라며 "운동장이 점점 기울어지며 수도권 일극주의로 된 원인을 따져보면 결국 교육으로 귀착된다"고 했다.

박 시장은 "인서울 대학이라는 말은 기괴하다"며 "그정도로 지역과 서울의 교육 격차가 커지며 (지역 대학의) 혁신 역량이 발휘될 여건이 마련되지 않다보니 지역 산업과 대학이 함께 가라앉는 국면이 오래 지속돼 왔다"고 평가했다.



이어 "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고자 하는 취지이지만 대학 교육과정이 이에 맞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대학의 학점제도를 훨씬 유연하게 운영해 현장 실습 학점을 과감하게 줄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 시장은 "R&D(연구개발)는 대학원 육성에 필수적"이라며 "부산은 미래에 선점하려는 분야가 양자역학이기 때문에 기술을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지역 전략산업 타겟이 되는 분야의 대학원 과정을 적극 유도하고 직접 시 차원에서 특정 분야의 대학원 과정을 만드는 것도 생각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가 연간 200억원씩 5년 동안 총 1000억원을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과 관련해 부산 지역 대학 선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대학 간 선의의 경쟁을 치열하게 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부산의 대학이 글로컬 대학으로 많이 선정되기 기대한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