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우리나라 출산율이 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22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22 인구동향조사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0.03명 감소한 수치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2016년에 1.17명으로 전년 대비 0.07명 떨어진 뒤 줄곧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7년부터 2022년(잠정)까지 1.05명→0.98명→0.92명→0.84명→0.81명→0.78명으로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서 8년째 꼴찌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앞을 시민이 유모차에 유아를 태우고 지나는 지나는 모습. 2023.2.23/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제로 지난해 일본의 신생아 수는 79만9827명으로 역사상 처음으로 80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89만9000명)과 비교해 3년 만에 10만명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당초 일본 정부는 80만명 붕괴 시점을 2033년으로 예상했지만 이보다 11년이나 앞당겨진 셈이다. "일본에 희망이 없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비관적인 설문조사 결과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미 초저출산 국가로 진입한 한국의 상황은 더 절망적이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8명에 불과하다. 2020년 기준 합계출산율(0.84명)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8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데다 우리 다음인 이탈리아(1.24명)와의 격차를 감안하면 최하위권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출생아 수도 24만9000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10년 전인 2012년 출생아 수(48만4600명)의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빠르면 이달 중 공개될 '윤석열 정부'와 '기시다 내각'의 저출산 대책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그간 거론됐던 난임 부부 지원 및 남성 육아휴직 확대, 경력단절 여성 문제 해소 등을 포함해 보육과 교육, 주거, 일자리를 연계한 종합적인 로드맵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여기에 파격적인 예산 투입으로 발상의 전환을 이끌어낼 혁명적인(?) 제안도 필요하다. "과감하고 확실한"(윤석열 대통령), "차원이 다른"(기시다 총리) 등 전례없는 고강도 방안을 주문한 만큼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중국의 2인자 리창 신임 중국 총리는 지난 13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식 직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인구 감소 문제에 자신감을 내비치며 '장풍파랑 미래가기(長風破浪 未來可期)' 8글자를 인용했다. "거친 바람을 타고 험한 파도를 헤쳐나가야 미래를 기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위기 때 진짜 실력이 나온다. 한·중·일 3국의 미래가 인구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