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량 폭발' 여름 어쩌나…올려도, 안 올려도 문제 '전기료 딜레마'

머니투데이 세종=최민경 기자 2023.03.14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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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본부 현판과 오피스텔 건물 내 전기 계량기의 모습.   한전이 지난해 실적 32조 603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도 8조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레이어 합성. 2023.2.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26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전력 서울본부 현판과 오피스텔 건물 내 전기 계량기의 모습. 한전이 지난해 실적 32조 603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도 8조60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에너지 공기업들의 재무 건전성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레이어 합성. 2023.2.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분기 전기요금 발표를 앞두고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30조원이 넘는 적자를 고려해 단계적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상반기 인상을 하지 않으면 전기요금이 많이 나오는 여름철 이후엔 인상이 더 어려워지는 것도 문제다.

한편에선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상반기 공공요금 동결 기조' 얘기를 꺼내면서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3일 한국전력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분기 전기요금은 산업부와 기획재정부 등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이달 말 발표될 예정이다. 통상 매분기 말(3,6,9,12월) 21일 발표하지만 부처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일정이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은 2분기 전기요금 결정을 위한 연료비조정단가 내역을 오는 16일 산업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전은 오는 2026년까지 누적적자 해소를 위해 올해 전기요금을 kWh(킬로와트시)당 51.6원 올려야 한다고 국회에 보고한 바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국제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는데 요금에 제 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한전은 지난해 32조603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요금은 연간 네 차례에 걸쳐 조정하는데 1분기엔 kWh(킬로와트시)당 13.1원을 올렸다. 나머지 3번의 요금 조정에서도 비슷한 폭의 인상이 이뤄져야 연내 목표한 51.6원을 올릴 수 있다.

특히 2분기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면 여름철 전력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한전의 부담이 커진다. 2분기 요금을 동결하면 하반기 요금 인상 압박이 더 커지는데 전력 수요가 많은 3분기에 전기요금을 올리는 것은 더 쉽지 않다.

한전 관계자는 "올해 51.6원을 올려야 적자를 해소할 수 있는데 이를 한 번에 올리기보다 단계적으로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하반기가 되면 어떤 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에 국민 부담을 연착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1분기 전기요금을 인상했음에도 한전은 적자 구조에서 못 빠져나오고 있다. 한전이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 오는 전력도매가격(SMP)은 지난달 kWh당 253.5원(육지 기준)이었다. 한전이 소매로 전기를 파는 가격은 140.3원이다.

그나마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진 SMP 상한제가 적용되면서 월별 SMP 상한선이 160원 안팎으로 정해져 적자 폭을 줄여줬다. 이를 통해 한전은 월평균 7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지만 연속 시행 기간이 3개월 넘길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이달엔 적용되지 않는다.

다음 달 다시 시행될 수 있지만 민간발전업체는 발전사의 수익을 저해하는 대신 전기요금을 올려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결국 요금을 하루 빨리 현실화하는 수밖에 없지만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내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되면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6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상반기 공공요금은 동결 기조 하에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해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9일에도 기자들과 만나 "최근 난방비 우려가 컸던 만큼 국민들의 부담 요인을 정말 깊이 있게 고민하고 요금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해 일각에선 2분기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2분기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 윤석열 대통령과 추경호 경제부총리, 한전 의견을 종합적으로 듣고 내부 협의 중"이라며 "월말이 돼서야 2분기 전기요금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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