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도 물렸다…작년 수익률 '-8.2%' 역대 최악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3.03.03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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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기금 수익률 현황/사진=국민연금공단국민연금기금 수익률 현황/사진=국민연금공단


급격한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등의 영향으로 국민연금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이 -8.22%를 기록했다. 국민연금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낸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기금 적립금이 890조5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고, 이 기간 수익률은 -8.22%를 기록했다고 2일 밝혔다.



국민연금공단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출범 이후 세 번째다. 마이너스 수익률 규모도 이번이 제일 크다. 앞서 국민연금은 2008년과 2018년 각각 -0.92%, -0.18%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수익률은 통화 긴축,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경색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며 "대체투자 확대와 달러 강세로 인한 환차익을 통해 손실 폭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자산별 수익률(금액가중수익률 기준)은 국내주식 -22.76%, 해외주식 -12.34%, 국내채권-5.56%, 해외채권 -4.91%, 대체투자 8.94%로 잠정 집계됐다.

국내 및 해외주식은 인플레이션 심화에 따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 긴축 기조와 전쟁 장기화로 운용자산의 평가 가치가 하락했다. 국내 및 해외채권은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 긴축기조 지속에 대한 경계감으로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채권 평가 가치 하락)하며 수익률이 낮아졌다.

다만 대체투자자산은 부동산, 인프라 자산의 평가가치 상승과 실현이익,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전통자산 대비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전통자산 수익률(시간가중수익률 기준)은 벤치마크(BM)를 상회했다. 벤치마크는 자산을 운용할 때 운용성과를 측정하는 기준수익률로, 금액가중수익률이 아닌 시간가중수익률을 사용한다.

지난해 자산군별로 BM 대비 국내주식은 0.47%포인트(p), 해외주식은 0.15%p, 국내채권은 0.04%p, 해외채권은 0.88%p씩 초과 성과를 냈다.

이로써 국민연금 기금 설립 이래 누적 연환산 수익률은 5.11%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운용 수익은 151조원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으나 세계 주요 연기금 대비 양호한 성과를 실현했고, 시장 악화 중에도 대체투자가 선방했다고 자평했다.

네덜란드 공적연금(ABP)의 지난해 운용수익률은 -17.6%, 노르웨이 공적연금(GPFG)의 운용수익률은 -14.1%로 집계됐다. 다만 일본 공적연금(GPIF)과 캐나다 공적연금(CPPI)의 수익률은 각각 -4.8%와 -5.0%로 국민연금의 수익률보다 높았다.

국민연금 측은 일본 채권과 주식이 글로벌시장 대비 소폭 하락한 점과 엔화약세에 따른 엔화환산 평가익으로 GPIF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분석했다. 캐나다 CPPI의 경우 대체투자 비율이 59%로 높아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고 봤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해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주식과 채권시장이 모두 좋지 않은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며 "올해는 금융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며 국민연금기금 수익률도 나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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