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싸니 일단 쌓아두자"…외화예금 36억 달러↑'역대 최대'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3.01.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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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를 찍은 삽화 사진/로이터=뉴스1 일본 엔화와 미국 달러 지폐를 찍은 삽화 사진/로이터=뉴스1


지난달 우리나라의 거주자 외화 예금이 전월대비 36억 달러 가까이 늘면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자 기업들이 수출결제 대금을 원화로 바꾸지 않고 일시적으로 예치해 둔 영향으로 분석된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12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거주자 외화예금은 한 달 전보다 35억9000만 달러 늘어난 1109억8000만달러로 집계됐다. 2012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다.



거주자 외화예금은 내국인과 국내 기업,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 등이 국내에 보유하고 있는 외화예금이다.

이 가운데 미 달러화 예금은 18억6000만 달러 늘어난 953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달러 예금 규모도 역대 최대다. 다만 증가폭은 사상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던 전달(87억2000만 달러)에 비해 둔화됐다.



지난해 9월 말 1400원을 넘어섰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 말 1200원 대로 하락하자 기업들이 해외직접투자 자금을 예치해 두면서 달러 예금이 증가했다. 또 환율 하락으로 달러가 쌀 때 사두려는 개인 등의 수요가 늘어난 점도 달러예금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월평균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1294.4원으로 직전달(1357.9원) 대비 4.7% 하락했다.

달러화 예금 중 기업은 16억9000만달러 늘어난 825억7000만달러를 나타냈고, 개인은 1억7000만달러 늘어난 128억10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기업이 전체 달러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6.6%로 0.1%포인트(p) 늘면서 2016년 4월(86.8%) 이후 6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유로화 예금은 일부 기업의 수출 결제대금 예치 등으로 9억9000만 달러 늘어난 55억 달러를 기록했다. 엔화는 5억3000만 달러 늘어난 66억1000만 달러를, 위안화는 2억3000만 달러 늘어난 17억8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영국파운드화, 호주 달러화 등 기타통화 예금은 17억1000만 달러로 2000만 달러 줄었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961억 달러)과 개인예금(148억8000만 달러)이 각각 32억8000만 달러, 3억1000만 달러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국내은행(1000억 달러)과 외은지점(109억8000만 달러)이 각각 20억3000만 달러, 15억6000만 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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