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커…지금은 경기침체 경계선"

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세종=안재용 기자, 유효송 기자 2023.01.13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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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01.13.[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 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01.1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가 전기대비 역성장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말 수출·소비가 좋지 않았고 이태원 사태 등 예상치 못한 악재도 있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우리 경제가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보다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며 현 상황을 '경기침체'로 보는 것은 성급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은 종전 한은의 전망치인 1.7%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3.25%에서 3.50%로 0.25%포인트(p) 인상한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에 음(-)의 성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분기별 우리나라 실질 GDP 성장률(전기대비)은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본격화했던 2020년 1분기와 2분기 각각 -1.3%, -3.0%를 기록한 이후에는 9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보였다. 이 총재 발언대로 지난해 4분기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10개 분기 만의 역성장이다.

이 총재는 지난해 4분기 역성장을 전망하는 원인에 대해선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점진적으로 바뀔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자기 완화되면서 단기적으로 코로나 환자 숫자가 늘어 중국 경제 상황이 단기적으로 생각보다 더 나빠졌고 이로 인해 (한국의) 수출이 더 많이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소비 감소가 예상보다 컸고, 이태원 사태와 노동시장 문제 등이 겹쳐서 지난해 12월 (주요 경제) 지표가 조금 나쁘게 나왔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01.13.[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회의를 마친 뒤 기자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01.13.
이 총재는 올해 연간 GDP 성장률은 지난해 12월 한은이 제시했던 전망치인 1.7%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우리 경제 어려움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정부도 올해 우리나라 연간 성장률이 1.6%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며 경기가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 총재가 지난해 4분기보다 올해 1분기에 GDP 성장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현 상황을 '경기 침체'가 아닌 '침체 경계선'이라고 평가한 점에 비춰볼 때 GDP가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일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경기 침체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지만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NBER)는 통상적으로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을 경기 침체로 본다.

이 총재는 "올해 1분기 우리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을 기대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경제가 침체 국면으로 가고는 있지만 유럽 지역 날씨가 따뜻하고 미국 노동시장이 생각보다 견고해 기존 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며 "중국도 1~2월 이후에는 코로나가 퍼지는 속도가 줄어 회복세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 (우리나라 GDP 성장률이) 올해 1분기는 지난해 4분기보다 나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이어 "다만 크게 봤을 때는 수출 부진이나 국제 경제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는 어려운 시기가 예상된다"며 "이것을 경기 침체라고 얘기하기는 조금 성급한 것 같다. 지난번에 말한대로 경기 침체의 경계선에서 데이터를 봐야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0일 '2022년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내년(2023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면서 "현재 경기침체로 가느냐 아니냐라는 보더라인(경계선)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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