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도 힘나게 한 2022 키움 "특별했던 올해, 더 좋아졌다" [인터뷰]

스타뉴스 마곡동=김동윤 기자 2022.12.1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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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은(왼쪽)-이정율 부부가 18일 서울강서구 마곡동 한 카페에서 열린 2022 팬 초청 일일자선카페 행사에서 사인 받은 유니폼을 들고 /사진=김동윤 기자조재은(왼쪽)-이정율 부부가 18일 서울강서구 마곡동 한 카페에서 열린 2022 팬 초청 일일자선카페 행사에서 사인 받은 유니폼을 들고 /사진=김동윤 기자


저평가를 이겨내고 끝내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른 키움 히어로즈의 2022시즌은 선수뿐 아니라 팬들에게도 특별했고 감동이었다.

키움 선수단은 18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팬 초청 일일 자선행사를 열었다. 선수단은 애장품 경매 이벤트를 비롯해 사인회, 기념 촬영 등을 진행하며 팬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주장 이용규(37), 이지영(36)의 주도하에 자발적으로 진행된 이 행사는 오후 12시부터 6시 30분까지 두 시간씩 총 3회 차로 나눠 진행됐다. 투수조 7명(김동혁, 김성진, 김재웅, 이명종, 이승호, 최원태, 안우진), 야수조 13명(김웅빈, 김재현, 김준완, 김태진, 김혜성, 김휘집, 박준태, 송성문, 이용규, 이정후, 이지영, 임지열, 전병우) 등 총 20명의 선수가 참석했다.



3시간 남짓한 시간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달려온 팬도 있었다. '나의 영웅을 소개합니다' 이벤트 첫 사연자였던 이정율(30)-조재은(32) 부부다. 아내 조재은 씨는 충청북도 청주서부소방서 가경119안전센터에서 소방관으로 근무 중인 남편 이정율 씨를 나의 영웅으로 소개해 함께 시구했었다. '나의 영웅을 소개합니다' 이벤트에 당첨됐던 팬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1부 참석(오후 12시 시작)을 위해 야간 근무가 있음에도 이른 아침 서울로 올라와 키움 선수단을 만났다.

이정율-조재은 부부는 주위에서도 알아주는 야구팬이자 히어로즈 팬. 이정율 씨는 "키움 선수들과 식사할 기회가 있다고 해서 휴가를 쓰고 왔다"면서 "어린 시절부터 현대 유니콘스의 팬이었다. 현대가 해체된 후에도 우리-서울-넥센-키움으로 오기까지 히어로즈를 특별한 이유 없이 좋아했다. 주위에서 평가가 좋지 않아도 선수들이 그런 걸 의식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이 정말 멋있었다"고 팬심을 인증했다.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뻐하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사진=뉴시스한국시리즈 진출에 기뻐하는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사진=뉴시스
선수들에게도 소방관이란 직업은 생소했다. 함께 자리해 많은 이야기를 나눈 김웅빈은 "소방관 분들을 평소에 뵐 기회가 없어서 궁금한 것을 많이 물어봤다. 이렇게 팬분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태진은 "요즘 소방서 옆 경찰서라는 드라마를 챙겨보고 있어서 소방관 분들은 어떻게 일을 하시는지 궁금했다. 듣다 보니 많이 힘드실 것 같았다. 우리 팀이 영웅이란 별명이 있지만 소방관, 경찰관 분들은 대한민국의 영웅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임지열-이정후의 백투백 홈런으로 역전승한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3차전을 꼽은 이 씨는 "올 시즌 시작할 때만 해도 다들 기대를 많이 하지 않았다. 나도 '다치는 선수 없이 가을 야구 구경만 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끈질기게 따라붙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지는 것도 엄청 멋있게 져서 울컥했던 것 같다. 다른 시즌도 그랬지만, 올 시즌은 유독 팬들도 감동을 많이 받은 한 해였다고 생각한다. 일하면서도 많은 힘을 얻었고 히어로즈가 더 좋아졌다"고 진심을 전했다.

내년 시즌 목표는 이정후(24)를 한 번이라도 더 보는 것으로 잡았다. 이 씨는 "제일 좋아하는 선수는 없다. 팀 히어로즈를 사랑한다"면서 "아내는 김하성 선수 팬이었는데 미국에 가서 많이 못 봤다. 이정후 선수가 미국에 가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생각해서 내년에는 키움 경기를 조금이라도 더 많이 보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선수단은 애장품 경매 이벤트를 비롯해 사인회, 기념촬영 등을 진행하며 팬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날 모인 수익금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꿈을 향해 열심히 훈련하고 있는 유소년 선수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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