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삼성전자에 2조 '몰빵'...돌아온 6만전자, 개미는 '팔자'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11.09 0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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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삼성전자에 2조 '몰빵'...돌아온 6만전자, 개미는 '팔자'


삼성전자가 한 달 넘게 이어진 외국인의 대량 순매수에 힘입어 6만원대 안착했다. 반도체 불황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 '세계 1위의 경쟁력'을 과시하며 3개월 전 주가를 회복했다.

8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78,900원 ▲1,500 +1.94%)는 전일대비 2.66%(1600원) 오른 6만1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도 JP모건, UBS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외국인 순매수가 대량 유입됐다.



한국증시에 외국인 순매수가 재개된 9월29일 이후 이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총 2조원9100만원 어치 순매수했다. 동 기간 한국 증시의 총 순매수 금액이 약 5조원인데, 이 가운데 40%를 삼성전자 주식에 할당한 것이다.

지난 10월27일 삼성전자는 확정실적을 발표하면서 "인위적인 감산 계획이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 경쟁사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키옥시아가 역대급 공급 축소를 밝힌 상황에서 '감산이 없다'는 메시지는 시장에 파격적인 인상을 남겼다.



현재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미국의 가파른 금리인상에 따른 수요 축소로 과잉 재고에 직면했다. 세계 주요 메모리 업체들은 2023년 상반기까지 재고 처리를 위한 감산 및 설비투자 축소를 발표한 바 있다.

이런 반도체 혹한기에 삼성전자가 기존 설비투자(CAPEX·자본적 지출) 계획을 유지한다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1등의 자신감'으로 해석됐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상무는 "경쟁사의 잇단 감산 소식은 삼성전자의 상대적 경쟁력을 높인다"며 "향후 반도체 업황 호전시 삼성전자의 이익 반등폭을 높인다는 점에서 주가에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는 기술적 우위를 이용해 이번 반도체 업황 하락기에 시장 점유율 확대가 예상된다"며 "업황 둔화로 메모리 가격 하락은 지속되겠으나 경쟁사와 달리 수익성 방어보다 시장점유율 확대 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주가 상향 요인"이라고 평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120조원에 달해 불황에 강한 재무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굳이 감산할 필요가 없고 유동성 걱정도 없는 기업으로 업황 하락기에 선두업체 우위를 확실히 증명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황민성 삼성증권 이사는 "매번 불황이 도래하면 산업은 구조조정을 거쳤다"며 "풍부한 현금자원을 바탕으로 삼성전자는 어떠한 위기도 버텨낼 수 있는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연초부터 계속된 주가 하락기에 삼성전자 주식을 떠받치던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2조원 순매수가 집중된 9월29일부터 이날까지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총 2조1133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사실상 개인이 던진 삼성전자 저가 매물을 외국인이 흡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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