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멍 가득' 짓눌린 상흔…이태원 생존자가 공개한 사진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2.11.0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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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당시 끼임으로 인한 압박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리기 위해 공개한 다리 모습. 전체에 피멍이 가득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이태원 참사 생존자가 당시 끼임으로 인한 압박이 어느 정도였는지 알리기 위해 공개한 다리 모습. 전체에 피멍이 가득하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다가 구조된 생존자가 멍으로 가득한 자신의 다리 사진을 올려 당시 가해졌던 압박이 극심했음을 토로했다.

지난달 3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태원 생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나는 구조돼 살았지만 끼어 있다 돌아간 분들 너무 많아 죄송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끼어있을 당시 압박감이 어느 정도 강했는지 알려주기 위해 다리 사진만 올려보겠다"며 몇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A씨 양다리를 촬영한 것으로, 다리에는 허벅지부터 종아리까지 길게 피멍이 들어 있다. 특히 한쪽 다리는 허벅지 바깥쪽을 제외한 전체가 심하게 멍들어 있는 모습이다. 사고 당시 얼마나 강한 압박을 받았을지 짐작게 한다.

A씨는 "그날 이태원을 가 이런 일을 당한 거 잘 알고 있다. 모든 게 내 탓이기 때문에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라며 "단지 그날에 같이 살아나오지 못한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고 재차 자책했다.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빨리 병원에 가 검사를 받아보라고 조언했다. 근육 괴사나 장기 손상 등 보이지 않는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병원 갈 생각도 못 했는데 많은 분이 걱정해줘 막 응급실 가서 검사받고 왔다"며 "현재 큰 이상은 없다고 들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걱정 많이 해주시고 힘을 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감사하며 정말 착하게 살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누리꾼들은 "하늘이 도왔다. 쾌차하세요", "당신은 죄가 없습니다", "건강하게 잘 살길 바란다", "마음의 치료도 하는 게 좋겠다" 등 반응을 보였다.


핼러윈(Halloween) 주말이었던 지난달 29일 밤 10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한 골목에 너무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인해 155명의 사망자(1일 오전 기준)가 나왔다.

이번 사고와 관련, 정부는 오는 5일까지를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했고 용산구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이에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은 시급하지 않은 행사를 모두 연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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