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상가는 매출 좋으니 월세 1000만원"…AI가 제값 알려준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2022.10.25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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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UP스토리]프롭핀테크 스타트업 오아시스비즈니스 문욱 대표

문욱 오아시스비즈니스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문욱 오아시스비즈니스 대표/사진=김휘선 기자


경기 위축으로 크고 작은 건설사들 저마다 오피스·상가 등을 짓는데 더욱 신중한 모습이다. 미분양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업계획서의 타당성을 재검토하고, 수익 기여도 등을 철저히 따져가며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상황이다.

프롭핀테크(부동산과 금융정보기술) 스타트업 오아시스비즈니스는 이런 상업용 부동산의 사업성 분석을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기반으로 간편하면서도 정확하게 제공하는 '크레마오'를 개발·운영 중이다. 이곳 대표 문욱(45)씨를 최근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만났다.



문 대표는 창업을 결심한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건축학개론에서 건설은 경험의 산업이라고 배워요. 그만큼 변화가 느린 산업이죠. 공사 현장에서 녹을 먹고 산지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이곳은 '깜깜이 시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디지털 전환(DX)를 통해 개선해보고 싶었습니다."

"이 상가는 매출 좋으니 월세 1000만원"…AI가 제값 알려준다
문 대표는 2004년 현대건설에 입사해 현장관리직 3년에 사우디아라바아, 이라크 등 중동 지역에서 4년간 해외공사 수주업무를 맡았다. 그가 따온 프로젝트를 돈으로 환산하면 1조원이 넘는다고 한다. 이어 네이버로 이직, 부동산 개발 등의 직무를 맡았다. 판교 네이버 본사 건물, 네이버 데이터센터 그리고 '로봇빌딩'이라고 불리는 네이버 제 2사옥 '1784' 등을 짓는데 초기 설계 작업부터 참여했다. 이런 경험 덕에 건축 분야를 바라보는 전문 인사이트와 DX 관련 역량과 전문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오아시스비즈니스가 지난 8월에 선보인 크레마오는 공간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에 따라 부동산 가치를 결정하는 '가치환원법'을 상업용 부동산에 처음 적용한 솔루션이다.

구체적으로는 중·소규모 상가, 오피스 등 상업용 부동산별 예상 매출액, 적정 월세를 추출하고 상가 투자수익률을 계산해 적정 분양가를 뽑아 준다. 이때 기업경기실사지수를 비롯해 임대료, 인건비, 물가, 환율 등의 지표들을 활용한다.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KB부동산 시세라든지 직방·호갱노노 등 가치산정을 위한 서비스가 많은 데 비해 상업용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적다는 틈새를 노렸다.


크레마오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3개월이 채 안됐지만 이미 건설사, 시행사, 부동산 자산운용사, 공인중개법인 등 450여곳의 고객사가 도입할 정도로 호평을 받고 있다.

"옆 단지 2층 A상가가 보증금 2000만원에 거래됐으니까 우리 2층 B상가도 2100만원 정도면 되겠지, 이런 게 지금까지 대한민국 부동산 업계에서 써온 거래사례비교법입니다. 부동산 가치를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매겼다면 우리는 B상가의 과거 매출과 예상 매출, 그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공간에 머물고 거쳐갔는지까지 통신사 및 교통카드 데이터를 통해 얻습니다. 일종의 인구 행동학 데이터를 추가해 상권을 분석,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게 돕는 겁니다."

이 기술은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관한 '범정부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대통령상)을, 국토교통부가 주관한 '대한민국 부동산 서비스 산업 창업경진대회'에서 대상(국토교통부 장관상)을 각각 수상했다.
"이 상가는 매출 좋으니 월세 1000만원"…AI가 제값 알려준다
오아시스비즈니스는 크레마오 외에도 솔루션을 자영업 창업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 '잇땅'과 소상공인 대안신용평가 솔루션도 운영 중이다. '잇땅'은 지도 기반 가상공간에서 창업을 경험하고 브랜드, 상가 등 실제 창업 정보들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로 예비 창업자를 대상으로 개발됐다. 실제 상권 데이터를 반영한 메타버스 지도 공간에 자유로운 업종 선택, 자동 운영을 통해 일매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창업의 간접 체험과 자연스러운 상권 분석이 가능하다.

소상공인 대안신용평가 솔루션은 금융기관이 사업주의 개인 신용이나 금융 이력 대신 점포 미래 매출 등 사업성을 기반으로 소상공인 대출을 취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당장 신용이 낮고 금융 이력이 부족해 대출이 힘들었던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솔루션이다.

한편, 오아시스비즈니스는 최근 KB이노베이션허브의 'KB스타터스'에 선정돼 성장 단계별 투자, 계열사 협업 등의 지원 받고 있다. 이를 통해 KB국민카드와 인연을 맺을 수 있었고 향후 KB국민카드 데이터를 활용해 크레마오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 상가는 매출 좋으니 월세 1000만원"…AI가 제값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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