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가 느려 증시 변동성 확대를 피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공격적인 긴축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을 향해선 기업 펀더멘털을 중심에 두고 최대한 방어적인 스탠스를 유지하라고 조언했다.
13일(현지시간) 8월 CPI는 당초 전월 대비 0.1%포인트 내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0.1%p 오른 것으로 나왔다. 그나마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직전 달(7월) 8.5%에서 8월 8.3%로 낮아지며 2개월 연속 둔화했지만 시장전망치(8%)보다 높은 수치로 나왔다.
이 센터장은 "CPI 발표 직후 하루 새에 100bp 얘기가 나왔다"며 "연준의 매파적 긴축 정책이 최소 연말까지는 이어져 예상보다 더 길게 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도 "그간 금리 인하가 내년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인지, 내후년부터일지가 이슈였다"며 "이번 발표로 연준이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는 많이 물러났다"고 분석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다만 연준이 경기침체를 불러일으킬 정도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에 나서는 대신 속도 조절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유가, 유로존 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잡히면서 인플레이션 피크 아웃(정점 통과) 기대가 나왔다"며 "실제 이번 코어 CPI(근원물가) 지표 항목을 살펴보면 렌트비, 서비스업, 외식 등 리오프닝(경기 재개)에 대한 인플레이션이 많이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경기를 망가뜨릴 정도로 긴축에 나서지는 않고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동성 장세 당분간 이어진다…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성해야"
이 센터장도 "증시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것이란 점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며 "이런 장세는 최소 10월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금리 인상에 따라 국내 증시가 받는 충격은 미국에 비해선 덜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윤 센터장은 "미국 증시는 성장주 위주로 구성돼 있어 기준금리를 인상하게 되면 할인율이 높아져 타격이 크다"며 "그와 다른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덜 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방어적인 스탠스로 증시에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유 센터장은 "투자자들은 경기민감주 쪽으로 투자하기보다 최대한 방어적인 포트폴리오를 가져가는 게 좋다"며 "캐시플로우(현금흐름)가 좋고,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 배당을 많이 주는 방어 업종 위주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일정 부분 현금은 항시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임종철 디자인 기자
또 1400원에 근접한 원/달러 환율에 유의해야 한다고도 했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7.3원 오른 1390.9원 마감하며 13년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의 달러 강세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달러 강세에 따라 국내 증시가 막대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증시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점은 불가피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