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 오르면 갈아탄다"…정기예금 1년 미만 '짧게' 굴린다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2.09.08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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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더 오르면 갈아탄다"…정기예금 1년 미만 '짧게' 굴린다


은행 정기예금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만기가 짧은 예금 비중이 40% 이상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더 오른다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만기를 짧게 가져가 금리 이득을 극대화하려는 스마트한 '예금러'들의 전략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개인 정기예금 신규 취급액은 41조69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 만기가 1년 미만으로 짧은 단기예금 취급액은 17조6524억원으로 집계됐다. 비중으로 보면 전체의 43%다. 특히 만기가 6개월 미만인 '초단기예금' 취급액은 11조7968억원으로, 전체의 28.7%에 달했다.



단기예금 비중은 1년전과 비교해 늘었다. 지난해 7월 정기예금 신규 취급액 중 만기 1년 미만 비중은 39.6%였다. 만기 6개월 미만 비중 역시 25.4%로 지금보다 낮았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 정기예금 자체의 매력이 높아진 상황에서 향후 추가로 금리가 오른다는 전망이 나오자 소비자들이 만기를 짧게 설정하는 모양새다. 은행 예금은 가입 시점의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국은행이 연말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린다는 명확한 시그널을 줬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많다"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즉시 올리는 등 금리 인상이 이전보다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단기예금 수요가 늘었다"고 말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단기예금에 쌓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투자 대기성 성격이 있는 자금인 요구불예금 잔액이 감소하는 반면 예금 잔액은 증가해서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전월 대비 13조2318억원 줄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식 등에 대한 조정이 기약 없이 지속되면서 예금에 돈을 옮기는 고객이 늘었다"며 "투자 시점을 봐야 하기 때문에 단기로 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수요가 몰리면서 은행들도 단기예금 금리를 높이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상품 기본금리는 만기 6개월 기준으로 평균 2.31%다. 우대금리를 최대로 적용받으면 평균 금리는 2.95%다. 1년 전만 해도 단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최고 1% 안팎이었다. 또 단기예금 금리 수준의 파킹통장도 늘어나고 있다. 연 2%의 '토스뱅크통장'을 시작으로 최근엔 △케이뱅크 '플러스박스' 2.1%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 2.2%도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기예금에 자금을 예치한 후에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금리 방향성을 보고 1년 이상 만기로 예금에 가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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