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미래에셋 4조 IFC 인수 불투명…'보증금 환불방안'까지 검토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2022.09.07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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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IFC여의도 IFC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서울 여의도 IFC(국제금융센터) 인수가 불투명해졌다.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 인가 실패와 금리상승 등으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서다. 미래에셋은 딜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해 '환불불가' 보증금을 돌려받을 면책 조항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IFC 인수 딜 클로징(거래종결)을 위한 4조1000억원 규모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리츠 인가 계획이 무산되면서 대안 구조를 마련하고 있지만 딜 무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IFC 인수자금 중 7000억원을 조달하기 위해 만든 리츠 '미래에셋세이지리츠'가 정부로부터 영업인가를 받지 못하며 문제가 시작됐다. 국토교통부는 부채비율이 너무 높다며 인가를 거부했다. 총 인수대금의 절반 정도를 대출에 의존하는 구조가 문제였다.

이에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리츠 대신 펀딩 확대로 선회햇다. 하지만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4조1000억원이 너무 높다고 판단, 펀딩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외국계 기관투자자가 관심을 보였다. GIC(싱가포르 투자청)와 싱가포르 케펠리츠(Keppel Reits), APG(네덜란드연금) 등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미래에셋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하며 '원화 값'이 떨어졌다는 점에서 총 1조원 규모 에쿼티 투자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약 2조원 규모 인수금융 자금조달도 만만찮았다. 미래에셋은 당초 4.2% 정도로 잡았던 선순위 대출 금리를 4% 후반 수준으로 상향조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보상이다. 인수금융시장 금리가 치솟은데다 향후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은 나머지 1조원 가량은 메자닌 투자를 받아 해결한다는 계획인데 불확실성이 가장 큰 부문이다. 미래에셋은 리츠 인가 실패로 딜 구조가 바뀐만큼 매각 측인 브룩필드와 협의해 딜 클로징 시기를 한 달 정도 늦춰 시간을 벌었다. 10월 중 딜 클로징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리츠가 무산되면서 딜 구조를 바꿔 시간이 더 필요하긴 하지만 차근차근 투자금을 모으고 있다"며 "전체 인수대금의 70% 정도를 모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미래에셋 내부에서는 차라리 딜을 완주하지 않는 게 낫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여전히 가격이 높고 자금조달이 무리라는 분석이다. 실무진은 딜이 깨질 경우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미래에셋은 브룩필드와 지난 5월 우선협상 계약 당시 '환불불가' 조건으로 냈던 약 2000억원 규모 '이행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한 면책조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 딜이 무산되도 돌려받지 않겠다는 돈이었지만, 일부금액을 환불받을 수 있는 예외조항도 있다.

양측은 리츠 인가가 무산될 경우 보증금 환불이 가능한 조건을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래에셋 측은 아직 진행중인 딜이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검토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환불불가 이행 보증금은 브룩필드의 요청에 따라 설정됐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그룹 전 계열사가 자금조달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보증금 면책조항까지 검토한다는 건 딜 무산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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