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대윤 퓨쳐켐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대윤 퓨쳐켐 대표는 현재 개발 중인 전립선암 진단·치료제의 출시가 흑자 전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450억원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R&D(연구개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믿고 따라준 주주들에게 시가총액 1조원 회사로 보답하겠다고 자신했다. 머니투데이가 지난 21일 지 대표를 만나 자신감의 근거가 무엇인지 들었다.
이번 유상증자 배경은 △임상시험 자금 마련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 해소다. 자기자본 50%를 초과한 법인세 비용 차감 전 손실이 최근 3년간 2회 이상 발생하면 관리종목에 지정되는데 퓨쳐켐은 2020년 한 차례 50%를 넘긴 적이 있다.
마련된 자금은 진단용 방사성의약품 'FC303'과 전이성 거세 저항성 전립선암 치료제 'FC705' 임상 시험에 투입된다. 특히 전립선암 초기 환자 대상으로 임상 3상 진행 중인 FC303은 향후 퓨쳐켐의 핵심 캐시카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FC303, 국내 수백억원 매출 예상… 핵심 캐시카우 된다
지대윤 퓨쳐켐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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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303의 경쟁 제품으로는 미국 의료기기 회사 랜티우스의 '파일라리파이(PYLARIFY)'가 있다.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약 1200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1년 매출 전망치는 약 5300억원이다.
지 대표는 "한국 인구수는 미국의 7분의1이라는 걸 감안해도 국내에서 품목허가 시 적어도 몇백억 시장이 될 것 같다"며 "FC303의 출시가 퓨쳐켐이 흑자로 넘어가는 변곡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퓨쳐켐은 최근 FC303의 추가 적응증 임상 시험을 자진 취하했다. 전립선암 재발 환자 진단까지 적응증을 확대하는 임상이었다. 지 대표는 "임상 프로토콜과 관련해 의사와 식품의약품안전처 간의 견해가 달라 자진 취하 한 것"이라며 "원래 FC303 임상에는 전혀 큰 영향이 없다. 임상 재설계 후 연내 다시 신청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상 시험에 자신이 없으면 한 가지 적응증만 시도한다. 퓨쳐켐은 자신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적응증 추가에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립선암 진단제는 의료 현장에서 재발보다 초기 환자 대상 수요가 더 많고, 품질에 자신 있는 퓨쳐켐은 적극적으로 초기 진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설명이다.
FC705, 노바티스 넘고 '베스트' 간다FC705는 퓨쳐켐의 글로벌 도약을 가능케 할 비장의 무기다. 퓨쳐켐은 최근 미국비뇨기과학회(AUA)와 핵의학분자영상협회(SNNMI)에서 FC705의 임상 데이터를 공개했다. 임상 결과 경쟁 제품인 노바티스의 '플루빅토' 대비 저용량·낮은 부작용의 가능성을 보였다.
지 대표는 "FC705는 체내에 약이 머무르는 시간을 훨씬 늘린 2세대 약물로 본다"며 "진단용 방사성의약품은 한 번이나 두 번 맞아 방사성 피폭 위험이 적지만 방사성 치료제는 수차례 맞아 다른 장기에 부작용이 갈 수 있다. 적은 양을 투여해도 되는 퓨쳐켐 약물은 이 점에서 노바티스의 플루빅토보다 더 우수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바티스가 예측한 플루빅토 1년 매출이 최소 21억 달러(약 2조7500억원)인 만큼 미국에서 전립선암 시장 규모는 크다"며 "퓨쳐켐의 FC705가 출시되면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자신했다.
"믿고 따라주면 시총 1조원 회사로 보여드릴 것""빨리 돈을 벌어 한 번에 여러 가지 연구를 하는 게 꿈"이라고 지 대표는 밝혔다. 뇌암 환자의 재발 여부를 알아내는 진단제 등 전립선암 파이프라인 이후 후속작도 생각해놨다. 하지만 "전립선암 진단·치료제 출시로 흑자 전환해 주주에게 안정감을 심어주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알츠하이머 진단제 '알자뷰'와 파킨슨 진단제 '피디뷰' 등 매출을 일으키는 제품이 있어 임상 완료까지 버틸 수 있다는 게 지 대표 설명이다. 매출 없이 수백억원 적자만 내는 다른 바이오 기업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지 대표는 "지난해 118억원 매출을 올렸으니 올해는 140억~150억원 매출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26일 기준 퓨쳐켐의 시총은 약 2200억원이다. 지 대표는 "2년 전 시총이 약 600억원이었다. 그때부터 저희를 믿고 쫓아오신 주주분들은 지금 4배까지 성장했을 것"이라며 "지금도 저희를 믿어주신다면 FC303 출시 이후 적어도 시총 1조원 이상의 회사로 보여드리겠다. 저희는 참고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