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이 공원 운동 기구를 이용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튜브 캡처
건강이 갑자기 안 좋아져 금연→식이요법→운동으로 단계별 행동 사항을 이행하면서 제대로 눈을 뜨고 관찰하게 된 것이 각종 공원에 비치된 운동 시설 기구다.
그렇다고 값비싼 돈을 들여 다닌 피트니스 센터에서 좋은 운동기구를 원 없이 써보는 것도 아니다. 운동은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는 제 식대로의 편향이 빚은 습관일 뿐이다. 수백 대 기구가 있어도 다루는 기구는 고작 5개 안팎이다. 그런 면에서 한강공원에 있는 기구들은 필요한 것만 비치된 알찬 구성품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단순 무식해 보이긴 했지만 근육에 필요한 운동은 너끈히 해결할 수 있다.
홍제천 앞에 마련된 치닝디핑 기구. 이를 이용해 근력 운동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푸시업(팔굽혀펴기), 풀업(턱걸이), 평행봉 위주로 하는 나에게는 한강공원 기구만큼 훌륭한 '물건'들이 없었다. 평행봉의 경우 되레 헬스장에선 찾기 어려운 기구다. 모든 근육 운동 중 단 하나만 해야 한다면 '턱걸이'라고 꼽는 이들이 많은데, 공원 어딜 가나 이 기구는 필수품처럼 준비됐다.
그렇게 하나씩 좀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했다. 집에서 코앞 거리에 있는 홍제천 입구에 마련된 치닝디핑(주로 턱걸이 운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가성비 높은 웨이트 기구)은 근력운동에 최적화된 기구다. 유산소 운동을 하기 전 거쳐야 할 무산소 운동 기구로 손색이 없다.
1km쯤 지나면 배트민턴장 3곳과 족구장 2곳, 농구장 2곳이 마련돼 공놀이에도 쾌적한 환경이 제공된다. 한강공원에 이르기 전까지 턱걸이 기구가 곳곳에 설치돼 필요한 무산소 운동을 쉴 틈 없이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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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천 입구에서 무산소 운동을 끝내고 3km(반환점 포함)를 뛰는 유산소 운동을 위해 무릎 관절을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마치 러너를 위해 마련된 것처럼 바닥은 어린이놀이터에서 볼 법한 탄성고무칩 같은 재료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바닥이 푹신해 굳이 비싼 러닝화를 고집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도 '우리 집' 앞 천변은 행운의 동전 같다. 천변 위를 지나가는 내부순환로 덕분에 비나 눈, 때로는 강력한 햇빛을 피할 수 있다.
헬스장을 방불케 하는 큰 규모의 한강 공원(양화대교) 운동 기구. 이곳에는 10대부터 60대까지 연령대와 상관없는 마니아들이 자주 찾는다. /사진=김고금평 기자
시간만 허락한다면 해 뜨기 전 건강한 공기 마시며 한 번, 뜨거운 태양이 내뿜는 광합성 작용을 위해 두 번, 그리고 해가 진 뒤 밤바람을 가르며 뛰는 가쁜 숨을 위해 세 번 이용하고 싶다. 세금을 절약했다는 나름의 뿌듯한 마음은 덤으로 두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