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다음은 대장암 치료제"…탄력 받는 에스티팜 신약개발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7.0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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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다음은 대장암 치료제"…탄력 받는 에스티팜 신약개발


에스티팜 (99,900원 ▲500 +0.50%)이 에이즈 치료 신약 프랑스 임상 1상에서 성공적 결과를 도출했다. 이제 개발 다음 단계인 임상 2상 준비에 나섰다. 대장암 치료 신약의 미국 임상 1상도 막바지 단계다. 원료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으로 성장한 에스티팜의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in-class)' 도전이 속도를 내는 셈이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전일 에이즈 치료 신약후보물질 'STP0404'의 프랑스 임상 1상 결과 보고서를 수령했다고 공시했다.



STP0404 1상 시험은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적 프로파일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됐다. 임상 결과 약물과 관련된 심각한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활력징후 및 심전도 평가에서도 임상적으로 유의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임상시험 동안 투약한 최고 용량에서도 유의한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약물이 안전해 최대 내약 용량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1상 시험의 자세한 결과는 오는 29일부터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리는 에이즈 학회(AIDS 2022-the 24th International AIDS Conference)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에스티팜은 현재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임상 2상 준비를 위한 Pre-IND(사전 임상시험계획) 미팅을 진행 중이다. 향후 미국에서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1)에 감염됐지만 처방을 받지 않은 성인을 대상으로 2a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STP0404는 개발에 성공하면 계열 내 최초 신약이 된다. 이와 관련, 에스티팜 관계자는 "STP0404의 임상 1상 결과는 같은 기전의 약물들이 심각한 부작용으로 인해 임상 1상에 진입하지 못한 것과 대조된다"며 "계열 내 최초 신약으로서 STP0404의 임상적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열 내 최초신약 'STP1002'의 미국 임상 1상도 막바지 단계다. 2019년 11월 미국 FDA로부터 임상1상 시험 계획 승인받은 STP1002는 2020년 7월부터 18세 이상 성인 30명을 대상으로 임상 1상이 진행중이다. 곧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하반기 결과를 취합할 예정이다.


STP1002는 텐키라제(Tankyrase) 효소를 저해해 암세포 성장을 막는 기전으로 세계 최초의 경구용 대장암 치료제로 개발중이다. 기존 대장암치료제인 머크의 얼비툭스에 치료효과를 보이지 않는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신약으로 기대된다.

계열내 최초 신약인 만큼 STP0404과 STP1002이 겨냥한 세계시장 규모도 상당하다. STP0404과 STP1002가 추후 공략할 세계시장 규모는 각각 약 2조5000억원, 4조5000억원이라는 것이 업계 추정이다. 총 7조원 규모다.



신약개발은 원료의약품 CDMO에 뿌리를 둔 에스티팜 사업 진화 단계의 '마지막 단추'다. 2010년 동아쏘시오그룹에 편입된 에스티팜은 그동안 저분자 신약 CDMO에서 올리고핵산치료제 CDMO로 원료의약품 사업영역을 넓혔다. 2019년에는 스위스와 스페인 CRO(임상시험수탁기관)을 인수했고 지난해에는 미국에 신약개발 자회사 레바티오, 버나젠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자체 신약-CRO-CDMO'로 이어지는 신약 개발 밸류체인(가치사슬)을 구축했는데, 가장 까다로운 자체신약 개발 영역에서 STP0404과 STP1002를 통해 첫 임상 결과물이 나오고 있는 셈이다.

관건은 추후 임상 단계가 진척될 수록 불어날 개발비용을 감당할 여력이다. 3단계 임상 전부를 마치기 전에 기술수출하는 통로도 있지만, 일단 자체개발 실탄이 있어야 든든하다. 회사가 새 먹거리로 내세운 mRNA CDMO가 이 같은 실탄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평이다. 에스티팜은 최근 북미 소재 바이오텍과 177억원 규모의 mRNA-LNP 구성 핵심 원료인 '지질(Lipid)'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업을 본격화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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