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김영광.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무대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남과 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4라운드였다. 6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진 성남은 뮬리치와 팔라시오스 등 외국인 선수들을 모두 엔트리에서 제외하고 경기에 나섰다. 김남일 감독은 경기 전부터 일찌감치 "승점 1점이 목표"라며 수비 지향적인 축구를 예고했다.
이후 남은 70여 분의 경기는 서울의 '파상 공세' 속 성남이 버티고 또 버티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그러나 서울의 슈팅은 번번이 골키퍼 선방에 막히거나 골문을 아쉽게 외면했다. 서울 입장에선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 속만 타들어가는 상황이 이어졌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성남 대부분의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1명이 부족한 가운데 그야말로 사력을 다해 뛰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이후 상대팀인 서울 서포터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성남 선수들이 도열한 상황에선 야유가 울려 퍼졌다. 경기가 모두 끝난 뒤엔 상대팀 선수들에게 야유 대신 박수를 보내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날만큼은 거듭됐던 시간 지연 행동 등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컸다.
베테랑 김영광은 성남 선수단 인사 후 홀로 상대 서포터스 쪽으로 향해 더 다가가 다시 한번 90도 이상 허리를 숙여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서울 팬들의 야유는 쉽게 잦아들지 않았다. 서울 팬들 입장에선 그만큼 분노가 컸다는 의미다. 경기 후 김남일 감독은 "마지막까지 피가 말리는 경기였다. 간절함의 승리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선수들이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성남을 위해 응원해주신 팬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선수들한테도, 팬들한테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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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서울전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는 성남FC 김영광(왼쪽)과 김남일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