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 입 뻥끗하니 상한가…'먹튀' 논란에 칼 뺀 금감원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2.04.08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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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슨모터스·쌍방울·KG 등 다 들여다볼 것"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2022.1.26/뉴스1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2022.1.26/뉴스1


쌍용차 (5,560원 ▼120 -2.11%)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주가가 널뛰고 불공정거래 의혹까지 불거지자 금융 당국이 칼을 빼들었다. 특정 테마주에 대해 신속 대응하고 불공정거래 등 위법행위가 발생하면 엄중 조치하겠다며 엄포를 놨다.

금융당국이 개별 기업 M&A(인수합병)를 언급하진 않았지만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감시·조사하겠다고 경고한 셈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일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은 임원회의를 열고 "최근 상장기업 인수를 통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본시장을 악용함으로써 시장의 신뢰성이 저하되고 투자자 등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며 쌍용차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 조사 등 조치를 주문했다.

정 원장은 이날 부실기업 매각과정에서 참여기업의 주가 이상 변동 등 불공정거래 개연성과 관련해 집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특정테마주에 대한 신속한 대응 차원에서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과의 체계적 협력과 관련 부서(공시·조사·회계)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조사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정거래 혐의가 발견되는 경우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과 협의해 철저히 조사하고 발견된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위의 강제조사권을 활용해 금감원과 공동 조사가 이뤄질 수 있다.

당국이 언급한 위법행위는 △부실기업 인수를 통한 신사업 투자 등 호재성 미확인 정보의 공시 또는 언론보도로 사업내용을 과장 홍보해 주가를 올릴 가능성 △투자조합·사모펀드 등의 상장기업 인수과정에서 취득한 미공개정보이용 가능성 등이다.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쌍용자동차는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하 인수인)이 투자계약에서 정한 잔여 인수 대금 예치의무를 이행하지 못함에 따라 'M&A를 위한 투자계약'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 2022.3.28/뉴스1  (평택=뉴스1) 김영운 기자 = 쌍용자동차는 28일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하 인수인)이 투자계약에서 정한 잔여 인수 대금 예치의무를 이행하지 못함에 따라 'M&A를 위한 투자계약'이 해제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오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 2022.3.28/뉴스1
최근 쌍용차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먹튀' 논란까지 일자 당국이 경고에 나선것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과열됐다. 인수 주체들의 주가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고 불공정거래 혐의까지 불거져 이례적으로 메시지를 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국의 칼날은 가장 먼저 쌍용차 인수를 추진했던 에디슨모터스의 관계사인 에디슨EV (63원 ▲1 +1.61%)로 향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이 쌍용차 인수 대금 자금 마감일이었던 지난달 25일 2743억원을 내지 못해 결국 계약이 해지됐는데 이 과정에서 불공정 거래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5월말 디엠에이치 등 투자조합이 에디슨EV 최대 주주 지분을 대량 인수했다가 주가 급등 이후 대거 팔아치우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지난해 5월말 9230원이었던 에디슨EV의 주가는 쌍용차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인 7월말 4만1900원으로 치솟았다. 이후에도 기대감이 커지면서 에디슨EV 주가는 지난해 11월 장중 최고 8만2000원을 찍기도 했다.

당국은 애초 에디슨모터스가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목적이 실제 인수 의지가 아니라 주가 시세 차익을 노린 건 아닌지 등에 대해 살펴보고 있다. 물론 에디슨모터스는 현재 새로운 재무적투자자(FI)와 함께 쌍용차 인수를 포기하지 않는단 입장이다.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쌍방울 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 추진에 나선것으로 알려진 1일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사옥의 모습.   쌍방울이 완성차업체인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중량물 운반을 위한 이동식 크레인 사업과 전기작업차·청소차·소방차 등 특장차 사업을 맡은 계열사 광림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쌍방울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시도했을 때 마련했던 자금도 있고 내부적으로 가능하다 보고 있다"며 "자금 조달 측면에서의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2022.4.1/뉴스1  (서울=뉴스1) 장수영 기자 = 쌍방울 그룹이 쌍용자동차 인수 추진에 나선것으로 알려진 1일 서울시 용산구 쌍방울 그룹 본사 사옥의 모습. 쌍방울이 완성차업체인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중량물 운반을 위한 이동식 크레인 사업과 전기작업차·청소차·소방차 등 특장차 사업을 맡은 계열사 광림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쌍방울 관계자는 "이스타항공 인수를 시도했을 때 마련했던 자금도 있고 내부적으로 가능하다 보고 있다"며 "자금 조달 측면에서의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2022.4.1/뉴스1
아울러 전날 쌍용차 인수 추진 발표로 주가가 급등한 계열사 주식을 팔아치워 논란이 된 쌍방울 (269원 0.00%)그룹도 금융당국이 들여다볼 가능성이 높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쌍방울도 개입돼 있기 때문에 안 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미래산업 (1,245원 ▼40 -3.11%)은 지난 4일 또 다른 계열사인 아이오케이 (7,760원 ▼120 -1.52%) 주식 647만6842주를 모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미래산업은 처분 목적을 '주식 매각에 따른 현금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다.

이번 처분으로 미래산업이 손에 쥔 금액은 124억1479만원에 달한다. 주당 매각가 약 1917원 수준으로 쌍용차 인수전 참여 발표 전 지난달 31일 종가 1235원과 비교해 55% 가량 높다. 에디슨모터스에 이어 쌍방울그룹까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는 최근 적자행진을 이어온 부실한 재무상황을 감안했을때 쌍방울이 인수 완주가 가능하겠느냔 의문이 남아서다.

이뿐 아니라 전날 인수전에 뛰어든 KG그룹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 과열돼 금융당국은 이 모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아울러 금감원은 향후 인수전에 뛰어든 기업들의 공시도 깐깐히 들여다볼 것이라고 예고했다.

금감원은 관련 기업을 공시심사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원장은 "해당 기업이 제출하는 증권신고서, 정기보고서, 주요사항보고서 등의 제반 공시서류에 중요사항 기재누락·허위기재 여부 등을 면밀하게 심사하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해당 기업의 감사보고서를 집중적으로 심사해 필요시 신속한 조치를 취해달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진정한 인수 의사가 있는지 혹은 이를 발판삼아 부당하게 주가를 띄우려고 계획했는지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이라며 "또 이후 해당 기업이 향후 제출하는 공시 등도 좀 더 강도높게 심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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