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PPT 띄워 SK 신사업 소통, "주가 200만원 진짜?" 질문엔…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2.03.29 15:47
글자크기
SK㈜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29일 서울 서린동 소재 SK빌딩에서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SK(주)SK㈜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29일 서울 서린동 소재 SK빌딩에서 개최된 정기 주주총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SK(주)


"내부의 눈이 아닌 시장의 눈으로 평가받겠다. 투자자들과 주기적으로 소통해 이 과정에서 의미있는 피드백을 수용, 유연하고 민첩한 변화를 만들겠다. 명확한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활동을 해나가며 본보기 기업이 되기 위해 지속 노력하겠다."

장동현 SK(주)(이하 SK) 대표이사 부회장이 29일 열린 3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에 나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날 장 부회장 뿐 아니라 재무·투자 임원진이 총출동해 PPT를 띄워 지난해 경영성과와 내년도 경영계획에 대해 한 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주주들과 공유했다. 이같은 방식은 SK가 그동안 주총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방식이다.



2025년까지 매년 시총 1% 자사주 매입···SK식 주주친화 정책 매년 '레벨업'
이날 SK는 기업공개(IPO) 등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발생한 이익을 재원으로 2025년까지 매년 시가총액의 1% 이상 자사주를 매입하고 자사주 소각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간배당을 실시하고 올해 사상 최대 규모 배당을 밝힌 데 이어 한층 더 나아간 주주환원 정책이다. SK의 지난해 배당금 총액은 2016년(2087억원) 대비 114% 늘어나는 등 꾸준히 확대됐다.

SK의 주주친화 정책은 이처럼 정량적 측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성적 측면에서도 읽힌다. 이날 열린 주총 방식 시도도 대표적 사례다.



투자담당 임원들은 현재 SK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신사업별 전략에 대해 상세히 공유했다. 허례허식에 그친 게 아니라 직접 화면을 보여주며 현재 SK가 어디까지 왔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일목요연하게 보고했다.

김양택 첨단소재투자센터장은 "올해 (미국 배터리 소재기업) '그룹14'와의 합작회사 음극재 상업설비 완공, 베이징 이스프링과의 단결정 양극재 사업 합작회사 설립 등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사업에서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훈 바이오투자센터장은 "올해 CMO(위탁생산) 부문에서 기존 합성 원료의약품 사업의 안정적 성장과 동시에 세포 유전자 치료제 사업의 조기 가치성장을 이루고 제약부문에서도 고성장 바이오 신약 부문에 진출해 제2의 SK바이오팜을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고 김무환 그린투자센터장은 "국내와 아시아 지역에서의 사업을 가속화해 글로벌 핵심사업 기반을 지속 확보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SK는 지배구조헌장을 전면 개정했는데 이 역시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돕는데 주안점을 뒀다. SK가 일관성 있게 주주친화정책을 다방면으로 고민중임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개정안에서 SK는 개정안에서 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의 범위를 ESG 경영 전반으로 확대하는 한편 주주소통위원회 활동 결과에 대한 이사회 보고 의무 규정을 따로 뒀다.

장동현 부회장 "3월말 수소 연료전지 사업 JV 발표로 구체화···신뢰 쌓이면 주가도 반응할 것"
이날 경영진은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후 현장에 참석한 주주들의 질문에도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유된 내용들 중에는 구체적인 사업 진행상황도 포함돼 주주들의 이해를 더 도왔다.

수소사업 현황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이 대표적이었다.

이날 장 부회장은 "2023년 부생수소 기반의 액화수소를 공급하고 2025년 블루수소를 생산한다고 밝혔었다"며 "지난해부터 주력해온 것은 목표 실현이 가능토록 수요를 확충하는 것과 공급을 위한 인프라 확보로 트럭, 버스, 항만 캐리어 등 업체들과 수소 전환 계획 합의를 진행해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소 연료전지 분야는 조만간 합작법인(JV)설립을 통해 구체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주친화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지난 1년간 답보상태에 놓인 주가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눴다.

실제 이날 한 주주로부터 "지난 1년간 주가가 하락한 상태인데 그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을 받고 장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강하게 작용해 자산가치를 높일수록 디스카운트 정도가 확대되는 모순이 발생했다"며 "(이 부분이) 지난해부터 지주사에서 탈피해 투자전문회사로 진화코자 하는 이유"라고 답했다.

이어 "사업 포트폴리오 관련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을 보다 쉽게 하는 작업을 진행중이고 지난해 SK와 SK머티리얼즈와의 합병이 대표적 예"라며 "이같은 작업이 계속되면 시장에 이해 수용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장 부회장은 지난해 밝혔던 '2025년 주가 200만원' 목표가 여전히 유효한지를 묻는 질문에는 "시장에서 노력한 에너지가 축적되고 신뢰가 쌓인 후 인정받으면 주가도 반응할 것"이라며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은)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