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6일 실적 발표…주가 위협 요인에도 매수 괜찮을까[서학픽]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22.02.14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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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탑픽]

편집자주 서학개미들이 많이 투자하는 해외 주식의 최근 주가 흐름과 월가 전문가들의 평가를 분석해 소개합니다.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미국 반도체회사 엔비디아가 오는 16일(현지시간) 장 마감 후에 지난 4분기(2021년 11월~2022년 1월, 회계연도 2022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빅테크들은 최근 실적 발표 결과에 따라 다음날 주가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양상을 보여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은 실적 발표 다음날(지난 2일) 클래스A 주식이 7.5% 급등했고 아마존은 실적 발표 다음날(지난 4일) 13.5% 폭등했다.

반면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은 실적 발표 다음날(지난 3일) 26.4% 폭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엔비디아는 지난 8일 영국 반도체회사 ARM 인수가 무산됐다고 밝혔음에도 실적 기대감에 주가가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 11일 우크라이나 사태로 반도체 소재 공급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 7.3% 급락하며 239.49달러로 마감했다.

테슬라와 애플 다음으로 서학개미들이 선호하는 엔비디아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지난 10일 결제 기준으로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와 애플에 이어 3번째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주식이다.


서학개미들은 최근 한달새(지난 1월12일~지난 11일) 엔비디아를 5번째로 많이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순위는 테슬라,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즈 ETF(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3배로 추종),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순이었다.



미국 투자정보회사 잭스가 애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엔비디아는 지난 4분기에 74억달러의 매출액을 올렸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5% 늘어난 것이다. 지난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71억달러였다.

엔비디아는 지난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4분기 매출액이 74억달러를 중심으로 2% 더 적은 72억5200만달러에서 2% 더 많은 75억4800만달러까지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 4분기 EPS(주당순이익)는 1.22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4%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분기 EPS는 전년 동기 대비 62% 늘어난 1.17달러였다.



지난 3분기 매출총이익률은 65.2%로 전년 동기 62. 6%에서 2.6%포인트 확대됐다. 엔비디아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4분기 매출총이익률이 67%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 3분기까지 4분기 연속으로 실적이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평균 7.7% 웃돌았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지난 4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을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 16일 실적 발표…주가 위협 요인에도 매수 괜찮을까[서학픽]
호실적에도 주가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은?
지난 4분기 실적이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를 상회해도 엔비디아가 제시할 회계연도 2023년 1분기(2~4월) 매출액 성장률이 낮아질 경우 주가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세스퀘한나의 애널리스트인 크리스토퍼 롤랜드는 지난 9일 보고서를 통해 엔비디아에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게임용 GPU(그래픽 프로세싱 유닛) 사업의 성장세가 "고원"에 도달해 올해 매출액 성장률이 지난해 60%에 비해 둔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엔비디아의 이깉은 성장세 둔화에 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게임 분야와 함께 엔비디아 매출액의 두 축을 이루는 데이터센터용 프로세서 부문은 고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며 올해 데이터센터 매출이 게임 부문을 소폭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엔비디아는 빅테크 중에서도 비싼 주식이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향후 12개월 EPS 기준 PER(주가수익비율)이 47.61배다. 주력 제품인 GPU(그래픽 처리장치)를 두고 경쟁하는 반도체회사 AMD의 30.44배보다 높다.



엔비디아의 12개월 선행 PER은 테슬라(86.92배)보다는 낮지만 미국 시가총액 1, 2위 기업인 애플(28.44배)과 마이크로소프트(31.47배)보다는 비싸다.

매출액 성장률이 둔화되는 조짐은 엔비디아의 높은 밸류에이션에 의문을 갖게 만들며 주식 매도세를 불러올 수 있다.

최근 산업계에 이슈가 되고 공급망 문제도 주가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테슬라는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반도체 공급 불안이 올해도 지속돼 생산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언급해 실적 발표 다음날(지난 1월27일) 주가가 11.5% 추락했다.



엔비디아는 이미 지난 11일에 백악관이 반도체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소재 공급망을 점검해 대비책을 세우라고 경고했다는 로이터 보도에 7.3% 급락했다.

미국 반도체 조사업체인 텍셋(Techcet)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회사들은 칩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레이저의 핵심 소재인 네온은 우크라이나에서 95%, 센서 및 메모리 제조에 사용하는 팔라듐은 러시아에서 35% 수입하고 있다.

엔비디아, 16일 실적 발표…주가 위협 요인에도 매수 괜찮을까[서학픽]
엔비디아, 주가 급등락 속 장기 보유 가치 있나
최근 예상보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투자심리가 약화된 상황에서 엔비디아는 보유하고 있을 만한 가치가 있을까.



엔비디아는 GPU 시장의 80%를 점하고 있는 1등 기업이다. GPU는 주로 게임에 사용되지만 데이터센터와 AI(인공지능) 등으로 사용처를 넓히며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와 AI 사업을 GPU의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확보한 가운데 가상현실용 GPU(vGPU)인 전문 시각화 사업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또 자율주행용 AI인 '드라이브 PX'와 자율주행용 SoC(시스템 온 칩)인 '드라이브 오린'으로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도 핵심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엔비디아의 메타버스 사업 부문인 옴니버스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메타버스 강자가 되겠다며 회사 이름을 메타 플랫폼으로 바꾼 페이스북이 지난해 메타버스 사업에서 약 10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사업 역시 불안한 눈초리를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메타버스를 만들어 놓을테니 이 곳에 들어와 거래하고 교류하라는 페이스북과 달리 엔비디아는 메타버스를 만들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엔비디아는 메타버스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여러 사람들이 여러 가상현실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에서 옴니버스란 용어를 사용한다.

엔비디아의 옴니버스는 가상세계 3D 제작 수단을 한 곳에 모아 제공하는 오픈 플랫폼으로 개발자들이 실시간으로 협업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



옴니버스는 매월 일정액을 내는 구독형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개인용과 기업용이 있다. 옴니버스를 이용하려면 엔비디아의 GPU가 필수적이란 점도 특징이다.

차세대 산업에 고루 노출되는 효과…큰 변동성에 인내 필요할 듯
결과적으로 엔비디아는 GPU와 SoC가 주력인 반도체기업이지만 AI,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의 차세대 산업에 골고루 노출될 수 있는 주식이다.

다만 불안정한 시장 환경에서 밸류에이션이 높아 작은 악재에도 주가가 취약할 수 있다는 점, 따라서 오랜 인내가 필요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엔비디아의 지난 11일 종가 239.49달러는 지난 1월27일에 형성한 저점 219.44달러에 비해 9.1% 반등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11월29일 기록한 사상최고치 333.76달러에 비해서는 28.2% 급락한 것이다.

팁랭크에 따르면 지난 3개월간 엔비디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26명의 애널리스트 중 23명이 '매수' 의견을 냈고 3명은 '보유' 의견을 제시했다. 평균 목표주가는 353.26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1일 종가 대비 47.5%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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