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싸도 보니까?…'10개국 출시' 유튜브 할인권, 한국 빠졌다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2.01.22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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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가족멤버십' 이어 '연간권'도 한국 미출시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유튜브가 광고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연간 구독권을 도입했지만, 한국은 출시 대상국가에서 빠졌다. 앞서 한 계정으로 5명이 프리미엄을 즐길 수 있는 '가족 멤버십'도 허용하지 않는 등 유독 한국을 홀대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코리아는 21일 유튜브의 연간 구독권 한국 출시에 관해 "현재로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지난 19일부터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의 연간 구독권을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터키, 독일, 태국, 인도, 일본 등 10개국에 출시했다.



미국 기준 유튜브 프리미엄의 연간권의 가격은 119.99달러(한화 약 14만3000원)로, 기존의 12개월 합산 금액인 143.88달러(약 17만1000원)보다 23.89달러(약 2만8000원)가 싸다. 또 오는 23일까지 진행되는 프로모션 가격(107.99달러, 약 12만8000원)에 가입하면 최대 35.89달러(약 4만3000원)까지 아낄 수 있다.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도 연간권은 99.99달러(약 11만9000원), 프로모션 가격은 89.99달러(약 10만7000원)로 정상가의 12개월 합산 금액인 119.88달러(약 14만3000원)보다 저렴하다.

유튜브 프리미엄 연간권 / 사진=9TO5GOOGLE 캡처유튜브 프리미엄 연간권 / 사진=9TO5GOOGLE 캡처
현재 한국에서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은 웹·안드로이드의 경우 1만450원, iOS의 경우 1만4000원으로 책정돼 있어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하지만 유튜브의 주요 할인 정책마다 한국이 배제된 것에 대한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은 상당하다. 미국·일본 등에서는 제공되는 유튜브 학생 멤버십과 가족멤버십 서비스도 국내에선 이용할 수 없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저렴한 요금에 할인 혜택까지 제공하는 가상사설망(VPN)을 우회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미국에서도 가족 멤버십을 이용하면 유튜브 프리미엄 가격은 1인당 3500원대에 불과하다. 이 같은 사실은 2020년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다른 나라와 차별적인 요금 정책을 운영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튜브 측은 "국가별로 시장 환경이 다르고 제품 출시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고려된다"며 한국에 할인 요금제가 출시되지 않은 이유를 콕 짚어 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또 '베네수엘라·이스라엘 등에서도 가족 멤버십이 출시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시장 규모가 한국보다 현저히 적은 국가들과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뒤따랐다.

세계적으로도 한국은 유튜브 소비 수준이 최상위권이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튜브의 지난 달 평균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2485만7842명에 이른다. 국민 절반 가까이가 하루에 한 번은 유튜브를 들여다보는 셈이다.


유튜브 생태계 활성도를 나타내는 '인구수 대비 수익창출 유튜브 채널'의 개수도 한국이 사실상 세계 1위다. 인구 529명당 1개 꼴로, 유튜브 본고장인 미국(666명당 1개) 등을 압도한다. 발전된 디지털 인프라를 바탕으로 많은 인구가 유튜브의 콘텐츠 생산과 시청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튜브로서는 스마트폰 보급율이나 인프라가 탄탄한 한국에서 성과가 좋기 때문에 경영적 측면에서 굳이 가족멤버십이나 연간권을 도입하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글로벌에서 한국 시장이 홀대 받지 않도록 정부나 업계에서 구글 측에 대책을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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