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골든글로브 TV부문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배우 오영수/사진=골든글로브 캡처
한국 배우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5년차 노배우가 이룩한 그야말로 금자탑이라고 할 수 있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시상식으로 꼽힌다.
오영수는 현재 대학로에서 연극 '라스트 세션'의 주연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프로이트 박사' 역으로 묵묵히 활약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의 유명세에도 불구하고 연극으로부터 멀어져서는 안 된다는 절박함에 다시 대학로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골든글로브 수상을 맞아, 당시 오영수의 주요 발언들을 다음처럼 요약해봤다.
▷"'오징어 게임'이라는 놀이의 상징성을 통해 사회의 부조리를 찾아가는 감독의 혜안을 좋게 생각해서 작품에 참여하게 됐다. 처음 보자마자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화제가 되어서 뜻깊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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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존재가 안 된다는 뜻으로 많이 흘러가고 있다. 그런데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에게 이겼잖나. 다 승자다. 진정한 승자라고 한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애쓰면서 내공을 가지고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 그 사람이 승자가 아닌가."
▷"나이가 들면 열정은 사라진다. 내가 지금 그런 모습 아닌가. 배우들이 다 젊잖나. 그 속에서 내가 존재하려니까 내가 조금 과장되게 젊은 척을 했다. 그래야 젊은 친구들하고 호흡도 맞지 않을까 했다."
▷"('오징어 게임'의 인기로) 붕 뜬 기분이다. 조금 내 스스로를 정리하면서 자제심을 가지고 있어야 되겠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가족과 같이 이렇게 잘 문제없이 잘 살아가고 싶다. 염려하면서 기대하면서 바람이다. 젊었을 때는 어디 산속을 타다가 꽃이 있으면 처음에는 그 꽃을 꺾어 갔잖나. 나이가 내 나이쯤 되면 그냥 그대로 놓고 온다. 그리고 다시 가서 본다. 그게 인생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니까 그냥 있는 그 자체를 놔두는 것이다."
▷"내가 많은 작품을 했는데, 연극 '파우스트'를 40대에 했는데, 그땐 제대로 소화를 못했다. 40대에 파우스트를 한다는 게 말이 안 된다. 이제 (70대에) 그걸 할 나이인데 한 번 하고 싶다."
▷"우리 말 중에 가장 좋아하는 말이 '아름다움'이라는 말이다. 아름다운 세상, 아름다운 사람, 아름다운 사회. 오늘 이 자리에 와서 제가 아름다운 이 공간에서 아름다운 두 분(유재석과 미주)을 만나고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을 보냈다. 여러분,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사진=M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