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글이 삭제됐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사진=김창현 기자 chmt@, 정용진 부회장 인스타그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가 커뮤니티 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삭제된 글이다. 글에 있는 멸공이란 표현이 문제가 된 것이다. 멸공은 '공산당을 멸한다'는 뜻이다. 그는 정말 '반공' 성향인 걸까.
정 부회장이 SNS에 "공산당"을 언급한 것은 지난해 11월 15일. 이마트 자체 식품 브랜드(PB)인 '피코크'의 잭슨피자를 홍보하기 위해 빨간색 지갑을 손에 들고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이 게시물은 의외의 해석을 낳았다. 친여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친중 정책을 펴는 현 정권을 겨냥한 글'이라고 풀이한 것이다. 붉은색은 전통적으로 공산당과 사회주의 국가의 상징색으로 통한다. 일부에선 이를 이유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작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정 부회장은 "난 초·중·고등학교 때 이렇게 배웠다"고 덧붙였다.
/사진=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인스타그램
이 시각 인기 뉴스
'No Back'을 "노빠꾸"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콩'은 공산당을 낮춰부르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것만 두고 정 부회장이 유별난 반공 성향을 갖고 있다거나 그것을 강하게 드러냈다고 하기는 무리다. 그보다 자신이 언급했던 '공산당'에 정치적 의미가 없음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쓴 것이 아닌데 오해를 받고 있는 데 불편함을 드러낸 걸로 풀이된다. 스스로 밝혔듯 1968년생인 그의 또래는 각급 학교에서 강한 반공교육을 받았다.
한편 정 부회장이 '멸공'을 적었던 게시글은 "신체적 폭력과 선동에 관한 인스타그램 이용 기준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삭제됐다.
인스타그램이 규정한 '신체적 폭력과 선동에 관한 가이드라인'에는 공공의 안전에 실질적인 피해나 직접적인 위협의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콘텐츠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돼 있다. 세부적으로는 △심각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언어 △사망·폭력 또는 심각한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협 △무기 제조 방법에 관한 안내 등이다.
정 부회장은 삭제 이유가 적힌 안내문을 갈무리해 올렸다. 그러면서 "갑자기 삭제됨. 이게 왜 폭력선동이냐. 끝까지 살아남을테다 #멸공! 난 공산주의가 싫다"고 적었다.
반면 정 부회장이 지난 2일에 숙취해소제 사진을 찍어 올리며 "새해에는 이거 먹고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멸공"이라고 쓴 게시글은 삭제되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주요 대기업 오너 경영자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게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경우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