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10시 서울 광진구 화양동의 한 스터디 카페 출입문 옆에 설치된 무인단말기 화면에 방역패스 등록 안내창이 보인다. /사진=홍효진 기자
이날부터 코로나19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계도기간이 종료되고 16종 시설 출입시 의무화가 시작됐으나 수기명부 작성 중단과 QR코드 오류가 겹치면서 곳곳에서 혼선을 빚었다. 일부 업주들은 매출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볼멘소리를 냈다. 정부는 확산세를 잡기 위해서는 방역패스 도입이 불가피하다며 철저한 시행을 당부했다.
13일 서울 광진구의 한 카페에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내용의 팻말이 놓여 있다. / 사진 = 오진영 기자
업주들은 위반 처벌이 가게에만 지나치게 가혹한데다 방역패스 적용이 번거로워 매출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건대입구역 인근에서 스터디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스터디카페 특성상 대화·취식이 안 되고 타인과 접촉이 있지 않아 확진자 나온 건 못 봤다"라며 "그럼에도 QR체크할 휴대전화나 발열체크기·관리인력 등을 모두 업주가 강제부담해야 하는데 운영이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QR코드 오류로 손님들과 혼선을 빚은 업주들 사이에서는 "자영업자들을 다 죽일 셈"이라는 강도 높은 비판도 나왔다. 서울 관철동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씨는 "점심 손님이 5팀이나 왔는데 QR코드가 안 돼 할 수 없이 다 돌려보냈다"라며 "과태료는 그렇다치더라도 (그냥 입장시키면) 영업중단조치가 무서워 할 수 없다"고 했다. 또 "강한 조치를 시행하면서 대책 마련도 안 돼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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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접종자 역시 활동 범위가 심하게 제한돼 접종 강제조치나 다름없다는 목소리를 낸다. 아직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김모씨(34)는 "점심에 가게마다 출입이 안 된다고 해 PCR 검사라도 받으려다 그냥 편의점에서 라면과 도시락을 사다 때웠다"라며 "매달 2만원씩 내는 고등학교 동기 모임도 쫓겨나고 나가서 식사도 한 끼 못하는데 미접종자는 국민 취급도 안 해주는 것 같다"고 했다.
"방역패스 의무화는 영업하지 말란 것" 주장에도…'특단 조치' 막으려면 불가피하다는 정부
방역패스 의무화가 시작된 13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한 식당 이용자들의 휴대폰에 쿠브(COOV·전자예방접종증명서)애플리케이션 오류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정부는 자영업 단체의 반발에도 방역패스 확대 등 특별방역대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연일 신규 확진자가 5000~7000명대를 오가며 확산세가 거세지고 있어 '특단의 조치'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 4~5명 이하로 모임 인원이 제한되고 밤 9~10시 이후 대다수 시설의 영업제한이 내려지는 등 방역패스보다 더욱 강한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자영업 단체들은 단속을 철회하고 방역패스 도입으로 줄어든 매출에 대한 손실 보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 방역 책임을 자영업자들에게 전가하는 대신 이용객들로 전환해 줄 것과 영업중단 등 위반 처벌 조치를 중단해 줄 것도 함께 요구했다. 전국자영업자비대위 관계자는 "방역패스를 준수하기 어려운 형편에서 영업중단 등 가혹한 처벌은 사실상 영업을 하지 말라는 소리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