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수소혼소율 사업 수주" 한화, 수소가스터빈 속도전

머니투데이 평택(경기)=김도현 기자 2021.12.02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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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소혼소 발전의 주요부품인 FlameSheet 연소기 /사진=한화임팩트 수소혼소 발전의 주요부품인 FlameSheet 연소기 /사진=한화임팩트


한화임팩트가 친환경 수소가스터빈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달 30일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에서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노후가스터빈 수소혼소 개조(Retrofit)를 통한 친환경 수소 발전 사업 설명회'에서다.

수소혼소 가스터빈은 기존 천연가스와 수소를 함께 태워 발전하는 방식이다. 수소 비율이 높을수록 탄소배출 농도도 낮아진다. 기존 노후화된 가스터빈에 수소혼소 장치를 추가해 발전설비의 수명을 늘리고 동시에 탄소배출을 저감할 수 있어 전망이 밝다는 게 한화 측 설명이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대표이사가 지난 5월31일 '2021 P4G 서울 정상회의' 기조연설에 강조했던 것도 바로 이 '혼소발전'이다.



한화임팩트는 수소혼소 기술확보를 위해 지난 6월 미국 PSM과 네덜란드 토마센에너지를 인수했다. PSM은 최근 미국 뉴저지주 소재 린덴 코제네레이션(Linden Cogeneration) 발전소로부터 172MW급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사업을 수주하며 성과를 올렸다. PSM은 2022년까지 이곳 발전소 가스터빈을 수소혼소율 40% 가스터빈으로 개조할 계획이다.

이번 개조사업에는 172MW급 가스터빈 1기에 40% 수소혼소율이 적용된다. 40% 수소혼소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존 사업 가동 중인 수소혼소 가스터빈은 네덜란드 남부 발전소로 25% 수소혼소율이 적용됐다. 또한, 미세먼지·스모그·산성비 등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발생을 9ppm 이하로 줄이는 연소 기술(Flame Sheet)도 적용될 예정이다.



린덴 코제네레이션 발전소는 수소혼소 기술이 적용된 후 인근 정유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도 원료로 사용할 예정이다. 부생가스를 연소할 경우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해 문제시되기도 했으나, 이번 사업에서는 연료비를 현저히 낮추면서도 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개선할 방침이다.

자연재해 발생해 대비해 3중 연료(천연가스·부생가스·초저유황디젤유) 연소체계를 구축한다. 허리케인 발생으로 정전이 잦은 현지 특성을 고려한 결정이다. 자연재해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될 경우 저장이 용이한 액체연료로도 발전할 수 있게 했다.

한화임팩트 관계자는 "한화의 수소혼소 기술은 노후화된 가스터빈 활용과 탄소배출 저감을 놓고 고민 중인 다른 발전소에도 적용가능할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부생가스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 정유시설에도 적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미국 뉴저지주 린덴 코제네레이션(Linden Cogeneration) 발전소미국 뉴저지주 린덴 코제네레이션(Linden Cogeneration) 발전소
한화임팩트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수소혼소 사업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국·독일·일본 등 가스터빈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의 시장진입을 예견하면서도, 선제적으로 수소혼소 사업시장에 진입한 만큼 다양한 실증사례를 바탕으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송용선 한화임팩트 수소사업부 수소사업개발담당 상무는 "각국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탄소배출권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노후화된 가스터빈 설비에 수소혼소 기기를 장착하려는 수요가 높아질 것"이라면서 "경제성과 친환경성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수소혼소 기술력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소수의 가스터빈 최상위 기업들도 수소혼소 사업영역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화임팩트는 수소혼소 사업에 뛰어든 유일한 비(非) 가스터빈 회사지만 차별화된 기술력과 다양한 실증사례를 바탕으로 이들과의 경쟁이 본격화된 이후에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시장점유율 확보와 기술 격차 유지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한화임팩트 수소혼소사업의 궁극적인 목표는 수소만으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수소전소 가스터빈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다. 혼소율울 높이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리스크를 제어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되고 있다.

이를 위해 한국서부발전과 55% 수소혼소율 실증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설명회가 한국서부발전 평택발전본부에서 열린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서부발전은 평택발전본부 내 평택1복합발전소에서 운영하던 80MW급 가스터빈을 한화임펙트에 제공한다. 한화임팩트는 이곳 가스터빈을 충남 서산시 대산공장으로 옮겨 다양한 실증연구·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실증 후에는 한국서부발전이 운영하는 복합화력 설비에 수소혼소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송 상무는 "수소혼소율이 높아질수록 화염이 강해져 이를 제어하는 기술력이 수소혼소기술 실증화의 관건이다"면서 "배출가스 농도를 유지하면서 수소혼소 비율을 높이는 연구가 진행 중인데, 현재 한화임팩트는 최대 수소혼소율 65%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상태며 2025년까지 전소기술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고 덧붙였다.

한화임팩트는 "탄소중립사회가 도래할수록 화력발전은 쇠퇴할 수밖에 없다"면서 "화석연료 중단에 따른 일자리감소 및 지역경제 손실, 전력소비자의 비용증대 등에 대한 우려도 속속 제기되는 게 사실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소혼소기술은 기존 발전양식의 자산과 인프라를 활용하기 때문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 언급했다.

평택1복합발전소에서 운영됐던 80MW급 가스터빈. 이 터빈은 한화임팩트의 한화혼소사업 실증작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사진=한화임팩트평택1복합발전소에서 운영됐던 80MW급 가스터빈. 이 터빈은 한화임팩트의 한화혼소사업 실증작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사진=한화임팩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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