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베이징을 떠납니다"…본사 옮기는 中 국유기업들

머니투데이 김재현 전문위원 2021.11.30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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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수도 베이징의 비(非)수도 기능 분산에 나선 이후 중앙 국유기업들의 본사 이전 붐이 불고 있다. 대다수 중앙 국유기업은 본사를 베이징 인근에 건설 중인 경제특구인 '숑안신구'(雄安新區)로 이전하거나 상하이·선전 등 해당 산업이 발달한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

베이징 중앙업무지구(CBD)/사진=중국 인터넷베이징 중앙업무지구(CBD)/사진=중국 인터넷


29일 제일재경에 따르면 베이징의 비수도 기능 분산과 중앙 국유기업 개혁 추진이 가속화되면서 중앙 국유기업들이 속속 본사를 베이징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다.



중앙 국유기업(Central state-owned enterprises)은 중국 중앙정부 산하 국유기업으로 지방정부 산하 국유기업보다 규모가 크다. 올해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2위에 오른 중국국가전력망회사, 4위에 오른 페트로차이나, 5위에 오른 시노펙이 모두 중국 중앙 국유기업이다.

최근 중국전자그룹은 오는 12월 본사를 선전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으며 중국 최대 조선사인 중국선박그룹(CSSC)은 12월 본사를 상하이로 이전할 계획이다. 또한 시노켐홀딩스,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은 본사를 현재 건설중인 국가급 경제특구인 '숑안신구'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리진 중국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앙 국유기업들의 본사 이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숑안신구'로 본사를 옮기거나 해당 산업이 발달된 지역으로 옮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밝혔다.

리 연구원은 "지난 2014년 중국 정부가 수도 베이징의 비(非)수도 기능을 분산하겠다고 발표한 후 중앙 국유기업들의 본사 이전이 시작됐으며 현재 실행 단계에 접어든 후 이전이 빨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은 올해 '글로벌 500대 기업'의 본사 60개가 위치한 도시로 도쿄(39개), 뉴욕(17개), 런던(15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는데, 앞으로는 베이징에 본사를 둔 '글로벌 500대 기업'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


리 연구원은 "중앙 국유기업이 베이징에 집중되어 있는 건 계획경제 모델이 남긴 문제"라며 상당수 중앙 국유기업이 중국 국무원 직속 부서에서 기업으로 개편됐기 때문에 베이징에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너무 많은 중앙 국유기업이 베이징에 본사를 두고 있는 건 기업의 시장화에 불리할 뿐 아니라 베이징의 도시 역할 수행에도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의 비수도 기능 분산에 가장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건 베이징에서 약 100km 떨어진 위치에 건설되고 있는 국가급 경제특구인 '숑안신구'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올해부터 베이징에 있는 대학, 병원 및 중앙 국유기업 본사를 단계별로 '숑안신구'에 이전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이 추진 중인 '제14차 5개년 개발계획(2021~2025)'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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