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시장도 양극화…판매 꺾였지만 고가 OLED TV는 '쌩쌩'

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2021.11.24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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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시장도 양극화…판매 꺾였지만 고가 OLED TV는 '쌩쌩'


글로벌 TV 시장 피크아웃(정점찍고 하락)이 뚜렷해지는 모양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 증가,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외부 활동이 늘어나면서다. 계절 성수기로 여겨지는 하반기로 접어들었음에도 3분기 전체 TV출하량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그러나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출하는 꾸준히 늘어나 TV 시장 프리미엄화 추세가 확고해지고있다.

2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글로벌 TV출하량은 5039만8000대로, 지난해 동기(6290만9000대)보다 24.8% 감소했다. 업계는 크리스마스와 블랙프라이데이 등이 몰려있는 4분기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 TV 출하량이 약 5913만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10.3%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로라면 3분기와 4분기를 합친 올해 하반기는 전년도 동기 대비 줄어든 TV 출하량 규모가 역대 가장 큰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 대유행)이 진정되면서 TV출하량이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TV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만큼 올해 하반기 들어서 피크아웃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일상이 회복되면서 팬데믹으로 인한 TV판매 증가세가 탄력을 잃었다"며 "TV용 LCD 패널 가격 상승 등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가 오른 것도 출하량 감소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옴디아에 따르면 55인치 UHD(초고해상도)급 4K LCD TV용 패널가격은 지난해 7월 107달러였지만 올해 7월 228달러로 크게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까지 펜트업(억눌린 소비 분출) 수요가 이어지다가 위드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정상화되면서 하반기부터 TV 시장 피크아웃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쇼핑 시즌엔 피크아웃 효과가 다소 상쇄될 수 있겠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역시 출하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체 TV 시장과 프리미엄 TV 시장을 구분하면 얘기는 다소 달라진다. OLED TV는 출하량이 오히려 늘었기 때문이다. TV시장 프리미엄화가 대세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옴디아에 따르면 3분기 OLED TV 출하량은 153만9000여대로, 지난해 동기(93만1000여대)보다 늘었다. 같은 기간 LCD TV는 6197만8000여대에서 4885만9000여대로 줄었다. 전체 TV출하량이 준 것은 OLED TV와 별개로 비중 90%를 차지하는 LCD TV 출하량이 준 것이 원인이란 얘기다.

특히 OLED TV 시장에서 점유율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LG전자의 OLED TV 출하량은 89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0% 늘었다.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출하량이다. 올해 누적 출하량은 작년 2배 수준인 400만대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TV를 보는 시간도 늘어나 고성능 TV를 찾게 됐을 것"이라며 "LCD는 이미 20년이 된 기술인 만큼 더 나은 기술을 갖춘 OLED 등 프리미엄 TV를 접하게 되면 다시 LCD로 돌아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체 TV시장 규모 추이를 출하량이 아닌 매출 기준으로 살펴보면 이같은 프리미엄 추세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올해 3분기 출하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20% 줄었지만 같은 기간 TV시장 매출은 287억달러(34조1400억원)로 지난해 동기(282억달러) 대비 오히려 늘었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OLED TV 출하량이 증가하면서다.

TV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에 더욱 주력하겠단 계획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OLED 기반의 QD(퀀텀닷) TV를 공개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LG전자도 90인치대의 OLED TV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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