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스터샷 시행에 국산백신 절실한데…'나눠주기식 지원' 언제까지

'코로나19(COVID-19)'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 시행이 본격화됐지만 국산 백신 개발이 여전히 더디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총 11개 품목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지만 개발이 가시화되는 것은 극히 드문 탓이다.

중장기적으로 전 국민이 부스터샷 대상에 들어가는 만큼 안정적인 물량 확보를 위해서는 공급 우선권 확보에 용이한 국산 백신 탄생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정부의 지원정책부터 결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방역당국이 발표한 4분기 코로나 예방접종 4분기 시행계획에 따르면 오는 10월부터 부스터샷 시행이 시작된다. 우선적으로는 60세 이상 고령층 및 면역저하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 등 고위험군이 접종 대상이다.

이들에 대한 접종이 끝나면 다음 단계로 사회필수인력을 포함한 일반 국민 대상 추가접종 세부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놓고 부스터샷 시행을 추진한다는 의미다.

장기적으로 전 국민 대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백신 항체의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3월에 맞으면 10월쯤 항체가 없어질 수 있어 부스터샷을 놓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백신 물량 역시 전체 부스터샷 시행까지 고려돼야 하는 이유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백신 도입 계획의 경우 1·2차 접종 완료 목표를 기반으로 한다. 내년 추가 백신 도입 계획도 계속해서 마련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산 백신의 상용화가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필요성은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 국산 백신 개발 속도는 전반적으로 더디다. 현재 총 11개 품목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지만 마지막 단계인 3상에 들어간 곳은 SK바이오사이언스 가 유일하다. 나머지 10개 중 8개는 아직 초기 단계인 임상 1상 또는 2상 전기(2a상)에 머무르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개발 프로젝트를 가려내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같은 선별 지원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 가능성보다 실패 우려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라는게 업계의 지적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상업화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 위주로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데 실패시 책임 문제가 불거질 것을 우려해 나눠주는 식으로 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런만큼 이같은 정책 풍토부터 변화해야 제대로된 지원책이 나올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느정도 리스크에 대한 부담이 완화돼야 집중도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제약업계 다른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집중 지원한 회사가 최종적으로 신약 개발에 실패하더라도 그 자체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지 않는다"며 "바이오산업 성장을 위해서는 국내 역시 이런 환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