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글로벌데이터 기업 '엡실론' 인수…"100조 시장 공략"

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2021.09.0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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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쿠옥그룹과 매매계약…1700억원에 지분 100% 인수
"KT 인프라·역량과 시너지…글로벌데이터 M&A 플랫폼 될 것"

KT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 Kuok(쿠옥)그룹이 보유한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의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식은 한국·영국·싱가포르 3개 나라에서 동시에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KT 구현모 대표(왼쪽)와 쿠옥그룹 이안 쿠옥 회장(가운데), 스톤패밀리 앤드류 조나단 스톤 매니징 파트너(오른쪽)가 엡실론 SPA를 체결하고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KTKT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 Kuok(쿠옥)그룹이 보유한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의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날 계약식은 한국·영국·싱가포르 3개 나라에서 동시에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KT 구현모 대표(왼쪽)와 쿠옥그룹 이안 쿠옥 회장(가운데), 스톤패밀리 앤드류 조나단 스톤 매니징 파트너(오른쪽)가 엡실론 SPA를 체결하고 원격회의 시스템을 통해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제공=KT


KT가 글로벌데이터 전문기업 '엡실론(Epsilon)'을 인수하며 세계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KT (37,250원 ▼450 -1.19%)는 지난 8일 말레이시아 쿠옥(Kuok)그룹이 보유한 엡실론의 지분 100%를 1억4500만달러(약 1700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고 9일 밝혔다.

KT는 "급성장하는 글로벌 데이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고객들의 요구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관련 인프라와 기술력을 보유한 엡실론 인수를 결정했다"고 인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인수는 대신증권 자회사인 대신PE와 공동투자로 진행했다.



글로벌데이터 산업은 국내외 고객과 해외통신사에 PoP(Point of Presence, 접속점),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 등 해외 인프라에 기반을 둔 국제전용회선과 이더넷, VPN(가상사설망), SD-WAN(소프트웨어 정의 광역 네트워크) 등의 IT 플랫폼 및 솔루션을 제공하는 부문이다.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72조원이며, 2025년까지 약 40% 성장해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런던에 설립된 엡실론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PoP를 보유했으며, 런던·뉴욕·싱가포르에 3개의 IDC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거점은 사업장 소재지인 싱가포르를 비롯해 영국·미국·불가리아·홍콩이다.



이를 바탕으로 전세계 통신사와 기업고객에 PoP 기반의 본사-지점 연결 글로벌데이터 서비스,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엡실론의 '인피니(Infiny)'라는 주문형 고객서비스도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의 '2021 글로벌 테크놀러지 이노베이션 리더십 어워드' 수상자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KT는 "엡실론의 세계 네트워크, 영업 거점, 기술력과 KT의 글로벌 ICT·세일즈 역량, 국내 B2B 고객 기반이 결합하면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글로벌데이터 인프라 사업의 지역과 고객을 기존의 아시아 중심에서 유럽·미국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세부적으로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아시아로 진출하는 해외 기업'을 신규 고객 타깃으로 설정했다.

KT는 또 △국제전용회선 등의 회선 연결 △데이터센터 간 연결 △이종 클라우드 간 연동 △SD-WAN 등의 고도화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울러 엡실론의 인프라·서비스를 AI(인공지능) 기가지니와 로봇 등 DX(디지털전환) 사업과 결합하는 전략도 추진한다.


이와 함께 KT는 엡실론을 글로벌데이터 사업 확장을 위한 '볼트온(Bolt-on) 전략'의 핵심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100% 지분을 보유한 엡실론이 KT의 글로벌 IT플랫폼 솔루션, 데이터센터, 해저광케이블 인프라 등 기업 M&A(인수합병) 기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구현모 KT 대표는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이 본사와 해외 지사 간 데이터 연결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불편이 있었지만, KT가 세계에 서비스 거점을 보유한 엡실론을 인수해 글로벌데이터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세계 글로벌데이터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아시아 최고의 DIGICO 기업으로 도약해 KT의 기업가치를 높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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