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금지법 비판 쏟아지자…텍사스 주지사 "강간범 근절" 동문서답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21.09.0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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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선 강간피해자 누구에게나 지원서비스 한다" 강조

그렉 애보트 미국 텍사스주지사/사진=CNN 방송화면 캡처그렉 애보트 미국 텍사스주지사/사진=CNN 방송화면 캡처


미국 텍사스주의 낙태금지법(심장박동법) 시행과 관련 비판 여론이 쏟아지자 그렉 애보트 주지사가 "강간범을 근절하겠다"는 엉뚱한 답변을 내놔 논란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CNN 등 현지 언론은 그렉 애보트 주지사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낙태금지법을 옹호하며 이같이 말했다고 보도했다.



텍사스주에서 지난 1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이 법은 의학적 응급 상황을 제외한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전면 금지한다. 특히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등에 의한 임신도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임신 6주는 여성들이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 자체를 자각하기 어려운 기간이어서 강간 등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여성의 선택권을 박탈했다는 점에서 비판이 일었다.

이와 관련 애보트 주지자는 "낙태금지법이 강간피해자들의 출산을 강요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법은 적어도 6주의 낙태기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텍사스는 거의 모든 강간법 근절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며 "텍사스에는 강간 피해자 누구나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있다"고 덧붙였다.



댄 패트릭 부주지사 역시 낙태금지법을 반대하는 다른 도시를 비하하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다. 진보 성향의 오리건주 최대 도시인 포틀랜드가 낙태금지법에 항의하며 텍사스와의 경제적 거래를 중단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자 "포틀랜드는 완전 재앙의 도시"라고 주장한 것이다.

패트릭 부주지사는 "포틀랜드가 어느 때보다 번창하고 있는 텍사스를 보이콧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며 "타락한 관리들이 이끄는 포틀랜드는 무법행위를 허용하지만 텍사스는 다르다"고 말했다.

한편 애보트 주지사의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텍사스대학교 산하 텍사스 정책프로젝트가 지난달 20~30일 주지사의 직무 수행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41%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6월 44%에서 3%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임기 중 최저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화 조치를 거부하는 등 보수 일변도 정책을 강하게 밀어 붙인 것이 무당층 이탈로 이어졌다고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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