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미지투데이
얼마 전 산책을 하다가 '동네 마트'에서 과일, 해산물, 정육, 과자 등 상품들을 30~50% 내외의 특가로 판매하는 걸 봤다. 주변 대형마트의 할인 공세가 격해지면서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보고자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했다. 나는 분명 1+1이나 2+1 등 저렴한 가격에 끌리는 소비자인데 30~50%의 할인율에도 선뜻 해당 마트로 발길이 향하지 않았다. 편의점보다 마트에서 파는 상품의 가격이 훨씬 저렴한 데도 말이다.
그는 이어 "딱히 통계는 없지만, MD들끼리 하는 이야기가 있어요. '50%보단 1+1일 경우 소비자가 선호하고 더 많이 구입한다'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상품에 30~50% 등 많은 할인율을 먹여서 상품을 팔면 오히려 소비자들이 '이 상품에 하자 있는 것 아니냐'고 의심할 때도 있어요"라며 "'조삼모사'이긴 하지만, 할인이 아니라 덤을 주는 행사를 해야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많이 사갑니다"라고 했다.
4일 오후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고객이 채소를 고르고 있다.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2021.08.04. [email protected] 뉴시스
그는 "소비자는 심리적으로 같은 상황에서 '덤을 준다'는 상황을 심리적으로 더 좋게 받아들인다"며 "단순히 값을 깎아주는 것보다 '뭔가를 더 준다'는 게 더 강력하게 와닿기에 비슷한 할인율이어도 N+N 상품을 더 선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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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특히 정률 할인에 비해 할인 폭이 더 적은 상황이더라도 소비자는 N+N을 선호한다고도 했다. 이는 소비자가 직관에 의존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면밀히 가격 계산을 하지 않고, 느낌으로 구매를 결정한다"며 예시를 들었다. 즉 볼펜을 한 자루에 300원에 팔 경우 잘 팔리지 않는데, 같은 볼펜을 '3개 1000원'이라고 하면 날개 돋친 듯 팔린다는 것이다. 분명 후자의 볼펜 가격은 자루 당 333원을 웃돌아 더 비싼 데도, 단순히 직관적으로 '1000원에 3개나 준다고?'하는 식으로 더 저렴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소비자가 몰린다.
유통가는 이같은 이유들 때문에 정률 할인행사보다 N+N 할인행사를 더 자주 연다. 이밖에도 유통사 입장에선 여타 이유들 때문에 N+N 행사가 더 이득이다. 특히 재고관리나 매출증진 측면에서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어떤 제품을 100만개를 팔아야한다고 가정하면, 1+1 행사시엔 사실은 50만개만 판매하면 되지만 50%행사는 진짜 100만개를 팔아야한다"면서 "판매량 증진, 매출 증진 측면에서 볼 때 유통사 입장에선 무조건 1+1 행사가 더 이득이다"라고 말했다.
23일 오후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간편식을 고르고 있다. (기사와 직접 관련 없음) 2021.7.23/뉴스1
대형마트 관계자는 "앞으로도 1+1이나 2+1 등 N+N 프로모션 위주로 전개될 것 같다"며 "큰 할인율을 가진 상품이어도 상품력에는 문제가 없으니 믿고 사주시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