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환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
첫째, 바이오산업은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망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120세 시대를 말하는 요즘이지만,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한국인 기대수명은 2019년 기준으로 아직 83세 정도다. 인간의 수명은 사실상 인체를 구성하는 각종 장기와 그 장기를 구성하는 세포의 수명에 달렸다.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 수상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의 존 거든 교수와 일본 교토대학의 야마나카 신야 교수는 이미 여러 차례 분화를 마쳐 노화된 세포를 미성숙 세포로 되돌릴 수 있는 '역분화DNA'를 발견했다.
둘째, 인간 유전자지도 정보를 해독해 바이오기술의 발전방향에 대해 이해하기 쉬워졌기 때문이다. 컴퓨터 파일에 0과 1이 2진법으로 어떤 순서로 나열돼 있느냐에 따라 정보가 달리 저장되듯, 모든 생명체는 DNA 속에 4가지 염기성분인 아데닌, 티민, 시토신, 구아닌이 어떤 순서로 나열돼 있느냐에 따라 유전정보가 달리 저장된다.
셋째, 바이오기술의 발전으로 상상하던 바를 현실화 가능한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1990년 개봉한 영화 '쥬라기공원'은 모기가 빨았던 공룡의 피 속의 DNA를 추출해 현 시대에 공룡을 만든 이야기다. 이제는 이를 응용해 선사시대에 멸종된 매머드 코끼리를 비롯한 여러 동물을 부활시키려는 시도가 각국 연구진에 의해 활발히 이뤄져 가시적인 성과와 논문이 나오고 있다.
'23andMe'를 비롯한 많은 업체에서 건강검진을 하면 피 몇 방울로 유전정보를 분석해 미래 걸릴 수 있는 질병까지 예측하는 시대다. 3D(3차원) 바이오 프린팅기술로 줄기세포를 잉크로 사용해 혈관, 난소와 같은 인공장기 생산에 대한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 중이며, 새로운 화장품이나 의약품이 인체에 미치는 독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간, 심장, 폐 등의 미니 장기가 제작되고 있다. 공상과학영화에서나 상상하던 이야기가 눈앞의 현실이 되어가는 시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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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가위와 편집을 활용한 바이오기술의 발전, 그리고 줄기세포 관련기술이 발전할수록 수명연장을 위한 개인 맞춤형 바이오의약품과 인공장기산업이 발전할 것이다. 바이오산업이 우리 삶에 미칠 영향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관련 스타트업에 주목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