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만의 인상' 총대 멘 오뚜기…라면株 펄펄 끓는다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7.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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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투데이/사진=이미지투데이


오뚜기 (394,500원 ▼8,000 -1.99%)가 다음달 1일부터 라면 가격을 평균 11.9% 올린다는 소식에 주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증권가는 오뚜기가 어려운 결단을 내린 상황에서 라면 업종인 농심과 삼양식품도 가격을 인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16일 오전 10시57분 오뚜기는 전 거래일 대비 1000원(0.18%) 오른 55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업종인 농심 (369,500원 ▼8,000 -2.12%)삼양식품 (470,000원 ▼11,000 -2.29%)도 2.11%, 상승하고 있다.



전날 오뚜기는 대표 제품인 진라면의 가격을 684원에서 12.6% 오른 770원으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스낵면은 606원에서 676원, 육개장(용기면)은 838원에서 911원으로 인상된다.

오뚜기의 라면 가격 인상은 2008년 4월 이후 13년 4개월만이다. 오뚜기는 서민 식품으로 불리는 라면 가격 인상 이유에 대해 밀가루 등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간 라면업계의 가격 인상은 올해 하반기엔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라면의 원재료인 소맥, 팜유의 가격이 크게 급등했기 때문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 곡물 가격이 통상적으로 3~6개월 시차를 두고 소재 업체 매입 가격에 반영되기 때문에 라면 업체들의 원가 상승 부담은 하반기에 더욱 가중될 전망"이라며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농심 기준 지난해 원부재료 매입액에서 소맥분, 팜유 등 주요 원재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59%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고 진단했다.

오뚜기를 비롯한 라면업계 3사들이 오랜기간 라면 가격을 유지해왔던 것도 부담 요인 중 하나였다. 농심의 경우 2016년 12월, 삼양식품의 경우 2017년 5월 이후 라면 가격 인상을 미뤄왔다.


이로 인해 오뚜기가 처음 '라면 인상'이라는 카드를 제시하자 오뚜기를 비롯한 농심, 삼양식품의 주가가 일제히 반등했다. 이날 오뚜기는 5.68%, 농심은 7.98%, 삼양식품은 6.26% 상승했다.

한유정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13년만의 라면 가격 인상을 결정하며 라면 시장 대응 전략의 변화를 공식화했다고 판단한다"며 "이후 오뚜기 라면 연결 법인 편입시 보다 유의미한 기업가치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농심과 삼양식품 등의 가격 인상 도미노는 아직은 불확실하다. 관계자들은 가격 조정이 고민되는 것은 맞지만 아직은 신중하다는 입장이다. 라면 가격이 인상될 경우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원성까지 사게될 수 있어 조심스러울 것으로 해석된다.

가능성은 유효하다. 증권가는 1분기부터 원재료 가격 인상 부담을 버텨온 라면업계에서 선발주자가 나온 만큼 경쟁사의 가격 인상 가능성도 매우 커졌다고 판단했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라면 가격 인상이 미뤄지면서 라면 관련 기업들의 매출총이익률(GPM)이 지속 하락해왔다"며 "게다가 전년 동기 기저로 인한 감익, 비우호적인 환율 영향, 원가부담 가중 등의 이유로 전반적인 라면 업체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봤다.



라면 가격 인상은 결국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키움증권은 이번 오뚜기의 결단을 가공식품 가격인상 싸이클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부터 식료품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세가 심화될 것"이라며 "주요 음식료 업체들의 마진 스프레드 저점을 다지고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음식료 업종 투자의견을 '비중확대(Overweight)'로 상향했다. 그러면서 "과거 가공식품 CPI 상승 사이클 구간 대비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매우 높은 편이고, 주요 식품 업체들의 전방위적인 가격 인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주요 음식료 업체들의 실적 추정치도 상향 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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