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드디어 빛 본 CJ CGV...재무 부담은 여전?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21.05.27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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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드디어 빛 본 CJ CGV...재무 부담은 여전?


1년 내내 업황 회복만 기다리던 CJ CGV가 반등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으로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의 수혜가 기대되면서다. 하지만 재무 부담은 여전한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CJ CGV (5,680원 ▼10 -0.18%)는 전일 대비 2350원(7.94%) 오른 3만1950원에 마감했다. 이날 주가는 장중 3만2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20일 3만700원을 기록한 지 일주일도 채 안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지난해는 CJ CGV에게 최악의 한 해였다. 2019년만 해도 사상 최고 매출(1조9423억원)을 달성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던 CGV는 코로나19(COVID-19)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매출(5834억원)은 전년 대비 3분의 1 토막이 났고 영업적자는 3800억원이 넘었다. 관객 수는 74% 이상 급감했다.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코로나19로 급락했던 지난해 3월 주가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1만4000원대까지 내려앉았다. 이후 소폭 회복했지만 증시 호황으로 타 업종이 승승장구할 동안 주가는 2만원 안팎에서 횡보를 거듭했다.



하지만 최근 백신 개발로 인한 경제활동 정상화로 회복의 희망이 보인다는 평가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오는 7월부터 1차 접종자는 공원이나 등산로 등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고, 실외 다중이용시설 이용과 정규 종교활동시 인원제한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개봉일 기준 관객수가 늘어나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6월 '살아있다' 관객 수가 24만명을 달성했고, '반도' 개봉일에는 38만명, 8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개봉일에는 45만명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 개봉일에는 48만명의 관객이 극장을 찾았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코로나는 현재 진행형이고 개봉작들은 충분하지 않지만 볼거리만 있다면 극장을 찾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개봉일 기준으로는 2019년 개봉일 수요일 평균 관객수 52만명의 70~9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중국·베트남 등 일부 해외 법인이 흑자를 보인 점도 긍정적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올해 1분기 각각 23억원,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재무적 부담이 여전한 만큼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

지난 24일 CJ CGV는 터키 최대 영화사 마스엔터테인먼트그룹(마스)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FI(재무적투자자)와 맺은 파생상품계약 정산금 3532억원을 지급하고 지분을 되사왔다.

앞서 2016년 CJ CGV는 마스를 인수하면서 FI인 메리츠증권과 TRS 계약을 맺었다. TRS계약은 증권사 등이 투자자 대신 주식 등 기초자산을 매입하고 자산 가격이 변동하면서 발생하는 이익과 손실은 투자자가 떠맡게 된다. 터키 리라화 급락과 코로나19로 인한 운영 중단으로 CGV는 상당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정산금 청산으로 메리츠증권과 TRS 계약은 일단락됐지만 또 다른 FI와의 계약은 여전히 부담이다. 바로 마스 인수 과정에서 사모펀드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유치한 1000억원 투자금이다.

당시 CJ CGV는 올해 IPO(기업공개)를 조건으로 드래그얼롱(동반매도요청권·지배주주 지분까지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는 권리)을 부여했지만 올해 상장은 사실상 불가능진 상황이다.

CJ CGV는 지난해 8월 2200억원 유상증자, 10월과 12월 2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힘써왔다. 다음달에도 3000억원어치 공모CB(전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규모 자본 확충 노력에도 부채비율은 지난해 2019년 652.6%, 2020년 1412.7%, 올해(1분기 기준) 2373.9%로 악화되는 추세다. 물론 CB 발행 이후에는 당장의 재무지표는 나아지겠지만, 실적 가시화 전까지는 재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터키와 인도네시아의 영업 중단은 우려 요소다.

김수강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유동성 수준 및 상반기 예정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고려하면 단기적인 자금소요에는 무난히 대응할 것"이라면서도 "FI의 투자금액 및 신종자본증권에 내재된 부채 성격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재무부담은 회계상 지표에 비해 더욱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할리우드 영화배급 정상화 기대에도 국내 및 신흥국의 백신 공급 및 접종과 이후 집단면역 형성에는 다소 시일이 소요될 전망으로 올해 내 BEP(손익분기점) 이상의 영화관람 수요 회복여부는 불투명하다"며 "실적 회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경상적인 투자부담과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높은 실질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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