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송유관 사태가 촉발한 휘발유 사재기…정유사 웃는다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5.13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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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엣빌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2일(현지시간)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해킹 공격으로 연료 공급난 우려 속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줄을 서 있다.  (C) AFP=뉴스1  (페이엣빌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2일(현지시간) 송유관 운영사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에 대한 해킹 공격으로 연료 공급난 우려 속 노스캐롤라이나주 페이엣빌의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으려는 차량이 줄을 서 있다. (C) AFP=뉴스1


미국 최대 송유관을 운영하는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해킹 공격을 받은 지 닷새 만에 재가동하면서 국제유가 변동이 크지 않을 전망이다. 재가동 소식이 알려졌지만 미국에서 휘발유를 중심으로 사재기가 지속되면서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이 오를 수 있는 기회로 분석하고 있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콜로니얼은 미 동부시간 기준 12일(현지시간) 오후 5시부터 연료 운송을 재개한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조지아, 메릴랜드, 뉴저지, 캐롤라이나 등의 지역에 대한 수송라인 일부는 수동으로 재가동하기 시작했다.

다만, 콜로니얼은 유류 공급을 완전히 정상화할 때까지 수일이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송유관 가동을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인 서비스 중단이 발생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콜로니얼은 지난 7일(현지시간) 랜섬웨어 공격을 받고 자사 송유관 운영을 전면 중단했다. 콜로니얼은 텍사스주 걸프만에서 동부 뉴저지주까지 약 8850km 규모 송유관으로 하루 250만 배럴의 휘발유, 디젤유, 난방유, 항공유 등을 운반한다. 이는 미국 동부·동남부 지역 유류의 45% 규모로, 콜로니얼에 의존하는 소비자는 5000만명이 넘는다.

송유관 가동 중단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급 부족으로 인한 유가 급등이 예상됐지만, 사태가 닷새 만에 마무리되면서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일 64.9달러보다 1.8% 증가한 66.0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하지만 재고가 떨어질 것을 우려한 미국 동남부 지역 소비자들이 휘발유 사재기를 멈추지 않으면서 주유소 휘발유가 동나고 가격도 계속 오르는 중이다. 전날 전미자동차협회(AAA)는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이 갤런(3.78L)당 3.008달러라고 밝혔다. 2014년 이후 7년 만에 갤런당 3달러 선을 넘어선 것이다.

실시간 주유소 정보 안내 회사 가스버디에 따르면 노스캐롤라이나 주유소의 65%, 버지니아주·사우스캐롤라이나주·조지아주의 주유소 40% 이상이 재고 소진이나 부족을 겪었다. 가스버디는 다음주엔 휘발유 수요가 이번주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특히 5~8월 미국 드라이빙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휘발유가 부족해지면서 정유업계는 정제마진에 호재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보고 있다. 특히 가동률을 완전히 회복하는 데 수일이 걸리는 데다 재개를 해도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버지니아주까지 제품을 이송하는 데 약 2주 이상이 소요돼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휘발유 정제마진은 배럴 당 9~11달러 수준으로 복합정제마진 개선을 이끌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미국 송유관 사태로 재고가 동나는 등 휘발유 수급 차질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휴가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휘발유 수요가 더 높아져 정제마진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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