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년만에 다시 KTH로...'퍼스트'보다 '베스트'될 것"

머니투데이 대담=조성훈 정보미디어과학부장, 정리=김수현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기자 2021.04.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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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투초대석]정기호 KTH 대표이사

머투초대석 정기호 KTH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머투초대석 정기호 KTH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PC통신 하이텔을 기반으로 국내 최초 온라인 광고대행사를 설립한 지 27년 만에, 결국 돌고 돌아 다시 KTH로 오게 됐네요 감회가 새롭습니다."

지난 3월 취임한 정기호 KTH (5,120원 ▲30 +0.59%) 대표는 KT그룹 핵심 성장 사업인 커머스·광고·콘텐츠를 아우르는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될 '키맨'으로 꼽힌다.정 대표는 1995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 광고대행사 키노피아와 2000년 디지털 미디어랩(광고판매대행사)를 설립한 디지털 미디어 전문가다.



정 대표는 KTH와의 인연이 남다르다. 그가 처음 설립한 키노피아가 바로 과거 하이텔(현 KTH)의 온라인 광고사업을 진행했었기 때문이다. KTH의 사업을 오랜기간 지켜봐왔고 잘 이해하는 것이다. KT 안팎에서 정 대표 KTH 재도약의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기대감이 큰 만큼 그의 어깨도 무겁다.

1992년 PC통신인 하이텔로 시작한 KTH는 2012년 T커머스인 K쇼핑을 개국하며 데이터 커머스 회사로 변모했다. 오는 7월에는 모바일 쿠폰사업을 하는 KT엠하우스와 합병을 통해 KT그룹의 디지털 커머스 전문 기업으로 재탄생한다. KTH는 2000년대 초반부터 영화 배급에 투자하고 판권을 인터넷TV(IPTV)나 넷플릭스, 왓챠 등 OTT(인터넷동영상서비스)에 유통하는 2차 판권 사업도 하고 있다.



이와관련 정대표는 그룹사 간 시너지를 발휘해 KTH를 커머스와 광고, 미디어 콘텐츠를 아우르는 종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시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지난 21일 서울 동작구 KTH 본사에서 정 대표를 만나 향후 KTH의 사업 방향과 각오를 들어봤다.

머투초대석 정기호 KTH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머투초대석 정기호 KTH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최근 KTH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원래 대표직을 맡고 있던 나스미디어와 겸직을 하게 됐는데.
▶디지털미디어 전문가로서의 이력과 역량을 높이 평가해주신 것 같다. 1995년 천리안과 하이텔이 유행을 타기 시작한 때, 국내 최초 온라인 광고대행사인 키노피아를 설립했다. 그때 기반이 된 하이텔이 지금 KTH의 모태다. 결국 돌고 돌아 27년만에 KTH의 사장으로 다시 오게 된 것이다. 구현모 KT 대표께서 KTH를 맡아달라 했을 때, '다시 KTH로 오게 되는구나' 라며 남다른 감회를 느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구현모 KT대표와는 어떤 인연이.
▶구현모 대표는 2008년 KT가 나스미디어를 인수할 당시 직접 관여한 카운터파트인 전략담당 임원이었다. 나스미디어를 인수하셨던 분이 또 그룹 전체 대표가 되셨다는 것도 나스미디어 입장에서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나스미디어가 KT의 투자를 받으면서 PC, 모바일, 디지털 방송, 옥외광고까지 영역이 확장됐고, 현재는 크로스미디어 형태의 다양한 사업영역을 넘나드는 디지털광고기업이 됐다.


-오는 7월 1일 KTH 합병법인 설립이 예정돼 있다. 목표는.
▶KT는 통신기업에서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8대 성장 산업을 선정했다. 그 중 하나인 커머스 사업 성장을 위해 그룹 내 커머스를 담당하고 있는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하는 것이다. KTH는 방송사업자이면서 데이터사업을 하고 있고 KT엠하우스는 모바일 쿠폰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합병을 통해 종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소비자에게는 어느 채널에서 무엇을 사든지 상관없이 쭉 연결되는 경험이 중요하다. 방송과 모바일을 강화하고 PC도 연동시키는 등 매체 간 연동을 좀 더 강력하게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합병 진행은 순조롭게 되고 있나.
▶7월 성공적인 합병법인 설립을 위해 통합 조직체계 및 제도, 복리후생 체계를 정비하는 등 사업은 물론 임직원들도 잘 융화될 수 있도록 전방위적으로 다양한 시너지TF를 운영하며 면밀한 준비작업을 하고 있다. 합병 관련 재승인 심사도 모두 마쳤다.

-혹시 나스미디어와의 합병계획도 있나.
▶현재 KTH와 KT엠하우스와의 합병을 제외하고는 예정된 바가 없다. KTH와 나스미디어는 각각 독립된 미디어, 커머스 기업으로서 긴밀한 협업을 통한 시너지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머투초대석 정기호 KTH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머투초대석 정기호 KTH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그룹사간 협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그룹사간 협업은 D2C(Direct to Customer, 생산자 직거래) 커머스 영역에서 두드러질 전망이다. 특히 그룹사들간 브랜드 협업이나 자체 상품(PB) 기획을 강화한다. 이미 나스미디어와 플레이디는 더바른, 더블퍼센트, 편백네 등 자체 브랜드를 구축했다. 이를 K쇼핑 채널에서 선보이는 등 협업을 통한 판매와 마케팅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분야에서 K쇼핑 자체 브랜드도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커머스와 광고는 사실 굉장히 비슷하다. KTH는 상품을 유통하고 나스미디어는 광고를 유통한다. KTH와 나스미디어 겸임을 통해 각 사별 커머스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디지털 홈쇼핑 방송으로서 KTH만의 경쟁력은.
▶KTH의 경쟁력 중 하나는 ICT가 굉장히 강하다는 것이다. 전체 직원 600명 중 200명 이상이 ICT 인력일 정도다. IT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높아 커머스와 ICT가 결합된 차별화 서비스 추진에 유리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별 상품 추천 기능을 강화하고 고객이 원하는 상품을 더 잘 찾을 수 있게 하는 등 우리가 가진 강점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빅데이터 기반의 기프트 커머스 플랫폼을 새롭게 선보일 계획이다. 선물 구매 수요가 높은 30대 여성 고객을 위한 프리미엄 셀렉샵으로 프리미엄 브랜드와 상품, 한정판 콜라보 상품 출시 등 상품 경쟁력 확보는 물론 빅데이터 기반으로 선물 구매상황(TPO)에 최적화된 상품, 브랜드를 고객에게 큐레이션해 고객 가치를 제고하고자 한다.

-KTH가 새로 진출할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면.
▶디지털 홈쇼핑을 기반으로 모바일 커머스를 강화하고자 한다. K쇼핑 모바일앱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모바일 라이브' 하루 편성 횟수를 기존 2회에서 8회까지 확대한다. 실제로 반응도 좋다. 지난 4월15일 걸그룹 크레용팝 멤버 웨이, 초아가 출연한 '명품뷰티 특별전'은 직구상품이기에 구매과정에 번거로움이 있었음에도 주문 실적이 평균 대비 3배 가까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함께 쇼핑앱에서 영화까지 볼 수 있는 'K플레이' 서비스를 고도화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해나갈 계획이다.

-KT는 그룹 차원에서 스튜디오지니를 설립하는 등 미디어 콘텐츠를 핵심 성장사업으로 꼽고 있다. KTH가 콘텐츠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KT의 디지코 전략에서 콘텐츠 사업이 매우 중요한 역할과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협업해나갈 것이다. KTH는 2000년대 초부터 콘텐츠 투자 및 유통사업을 전개해왔다. 현재 1만7000여편의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하고 있다. 이 같은 KTH의 콘텐츠 유통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KT 스튜디오지니가 제작한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1, 2차 및 국내외 후속 판권까지 유통시킬 수 있다. 현재 KT스튜디오지니와 고객에게 가장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논의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KTH 신임 대표로서 각오를 밝혀달라.
▶KTH는 T커머스를 넘어 TV홈쇼핑들과 경쟁할 수 있는 커머스 플랫폼 전문기업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퍼스트보다는 베스트가 중요하다. 하이텔 서비스로 처음 PC통신을 시작했는데, 사실 처음 했다는 것은 몇 명은 기억할 수 있지만 대부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 베스트가 되기 위해 KTH 합병법인 출범 이후에도 각 사별 커머스 역량 결집 및 긴밀한 협업을 통해 KT그룹 시너지를 극대화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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