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화해', 두팔 벌려 환영한 정부 "적극 지원"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2021.04.1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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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이차전지 산업계 협력 공고해지길…글로벌경쟁 대비해야"

LG-SK 배터리 '화해', 두팔 벌려 환영한 정부 "적극 지원"


정부가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간 극적인 '배터리 전쟁' 종결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집안싸움'을 멈추고 이차전지 산업 세계 제패를 위해 함께 뛰자는 취지다. 문제의 발단이 됐던 인력양성 문제를 포함한 적극적인 지원 또한 추진하겠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11일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해 모든 분쟁을 종식하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시한을 하루 앞두고 극적 타결을 이룬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에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등 2조원을 지불한다고 발표했다. 또 양사는 국내외 제기된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향후 10년간 추가 쟁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 배터리산업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던 분쟁이 끝난 만큼 정부는 이 소식을 크게 반겼다.



정부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합의를 이룬 것에 대해 정부는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앞으로 민관이 합동해서 한국 이차전지 산업이 세계에서 제일가는 산업이 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는 양사의 합의문 발표 직후 입장문을 내고 "배터리 전쟁 종결을 적극 환영하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이차전지 산업계 전반의 연대와 협력이 더욱 공고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 대비해 미래를 위한 준비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두 기업이 분쟁시작 713일(2019년 4월 30일~2021년 4월 11일)만에 극적인 타결을 이룬 것은 한미 정부의 합의촉구가 결정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그간 공식·비공식적으로 양사간 합의를 촉구해왔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 3월 4일 정부서울청사 정례 브리핑에서 "두 기업이 미국 백악관을 향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는 부분은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정 총리는 지난 1월 28일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으로 남이 누군지는 굳이 거론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비공식적 채널을 통해서도 합의를 이뤘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정부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말하긴 어려우나, 중간에서 여러가지를 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펼쳐진 소송전이라 미 정부의 역할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 26억달러(약 3조원) 규모 배터리 공장 투자를 준비 중인 상황이라 바이든 행정부에 민감한 문제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양사와 포드, 폭스바겐에 속한 로비스트들은 미 상무부, 법무부, 국방부, 국가안전보장회의 등 최소 12개 기관들과 만나 거의 매일 회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향후 이같은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인력양성을 포함한 배터리 산업 지원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양사간 갈등이 배터리 인력부족에 따른 대규모 이직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다른 대책도 준비해오고는 있었는데, 특히 이번 일을 계기로 해 배터리 업계와 상의해 인력양성을 포함한 여러가지(대책)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식 입장문에서도 "정부도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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