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또 사상 최고치…'대박' 꿈 꾼 개미, 수익률은 주르륵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2021.02.16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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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주식 투자 열풍으로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또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개미(개인 투자자)의 빚투 행렬이 이어지지만 수익률은 지지부진하다. 전문가들은 장기투자가 어려운 빚투 특성상 과도한 레버리지는 손실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개인 투자자의 신용거래 융자잔고는 21조6354억원이다. 지난달 25일 21조6331억원을 넘어선 역대 최고치다.



올해 들어 개인이 순매수한 상위 종목 대부분의 신용융자가 급증했다. 삼성전자 (77,400원 ▼800 -1.02%)의 신용융자 잔고는 지난해 말 약 470만주에서 지난 10일 867만주로 한 달 간 2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현대모비스 (227,000원 0.00%)는 18만주에서 55만주로 3배 이상 늘었다. 기아차 (112,700원 ▼2,000 -1.74%) 210.8%, SK하이닉스 (189,900원 ▼3,100 -1.61%) 51%, SK바이오팜 (89,600원 0.00%) 66.9%, SK이노베이션 (107,700원 ▼2,000 -1.82%) 66.1%, KT&G 72.2% 등으로 크게 증가했다.



신용융자는 개인 투자자가 주식 매매를 위해 증권사에 자금을 빌리는 것이다.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투자자들이 많을수록 신용융자도 늘어난다.

최근 개인 순매수 종목의 신용융자가 늘어난 것 역시 주가 상승 기대감이 그만큼 높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개인의 기대와는 달리 최근 수익률은 부진하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그래픽=이승현 디자인기자

개인 신용이 가장 몰렸던 삼성전자는 최근 한 달 간(1월11일~2월10일) 주가가 10% 가량 조정 받았다. 이 기간 현대모비스도 약 6% 하락했고 SK하이닉스(-5.3%) 현대차 (244,000원 ▼3,000 -1.21%)(-8.4%) SK바이오팜(-2.2%) KT&G (89,300원 ▼800 -0.89%)(-1.7%) 등의 주가도 부진했다.

문제는 이자 비용이 높은 신용융자 특성상 매수하고 버티는(Buy & Hold) 장기투자 전략이 힘들다는 점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8개 증권사의 1~7일 초단기 신용융자 이자율은 평균 5.4%(연 기준)다. 3개월 이상은 평균 8%를 웃돈다. 연 3%대인 은행권의 가계대출 금리보다 2배 이상 높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 반대매매 위험도 있다. 돈을 빌려 사들인 주식이 급락해 담보비율(신용융자의 140%) 밑으로 떨어지면 돈을 빌려준 증권사들은 임의로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버티기를 하지 못하고 손실이 확정되는 순간이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빚투는 오히려 손실을 키울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민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바이오·IT(정보기술) 업종 등 단기간 주가가 급등한 기업에 신용융자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며 "증시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레버리지 활용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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