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피 회복…증권가 '공매도 전쟁'은 "글쎄"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정인지 기자 2021.02.0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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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전략]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976.21)보다 80.32포인트(2.70%) 오른 3056.53에 마감한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28.73)보다 28.19포인트(3.04%) 오른 956.92,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18.8원)보다 2.3원 내린 1116.5원에 마감했다. 2020.02.01. 20hwan@newsis.com[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코스피가 전 거래일(2976.21)보다 80.32포인트(2.70%) 오른 3056.53에 마감한 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928.73)보다 28.19포인트(3.04%) 오른 956.92,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118.8원)보다 2.3원 내린 1116.5원에 마감했다. 2020.02.01. [email protected]


코스피가 하루만에 3000선을 회복했다. 오랜만에 매수에 나선 외국인과 기관의 힘이 컸다. 유동성, 실적에 이어 '공매도'가 시장의 핵심 요소가 됐다.

국내 최대 개인투자자 단체의 '공매도 전쟁' 선언으로 셀트리온 등 관련 종목이 급등하는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공매도 전쟁의 영향력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1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0.32포인트(2.70%) 오른 3056.53으로 거래를 마쳤다. 5거래일 만에 상승 마감이다. 장 초반 개인과 외인 동반 순매도에 약세를 보였던 지수는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며 상승 전환했다.

이날 외인과 기관은 각각 1326억원, 6890억원을 순매수했다. 기관 가운데 특히 증권사 등 고유 자산 운용계좌인 금융투자가 7329억원을 사들이며 매수 흐름을 주도했다. 개인은 홀로 7818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대다수 업종이 빨간 불을 켠 가운데 의약품 업종이 6% 넘게 올랐다. 운송장비, 건설업 등도 5% 넘게 올랐다. 기계, 금융업, 은행, 증권 등도 3~4% 강세였다.

시가총액 상위 10개주 모두 상승 마감한 가운데 '공매도 전면전' 여파에 셀트리온 (194,400원 ▲5,400 +2.86%)이 14.51% 급등했다.

국내 최대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공매도와 전쟁'을 선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한국거래소 공매도 종합포털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공매도 잔고는 2조1464억원으로 코스피 1위다. 한투연은 이날 코스피·코스닥 공매도 잔고 1위인 셀트리온·에이치엘비 주주연대와 연합해 공매도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112,200원 ▲2,600 +2.37%)은 현대차 3차 E-GMP(전기차 전용 플랫폼) 배터리 공급사 최종 선정설에 12% 넘게 급등했다. 현대차 (242,000원 ▲1,000 +0.41%)(4.15%), 현대모비스 (228,500원 ▲2,500 +1.11%)(5.67%), 기아차 (115,700원 ▲1,800 +1.58%)(9.09%) 등도 현대차그룹주도 상승했다.

삼성전자 (81,300원 ▲3,700 +4.77%), SK하이닉스 (179,600원 ▲6,400 +3.70%), LG화학 (402,000원 ▼1,500 -0.37%), NAVER (194,800원 ▲200 +0.10%) 등도 1~2% 올랐다.

코스닥 지수도 전 거래일 대비 28.19포인트(3.04%) 오른 956.92에 마감했다.

개인은 5256억원을 순매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690억원, 1706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 업종도 대부분 오른 가운데 디지털콘텐츠, 반도체, IT부품, 음식료담배 등 2~3% 강세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9.60%)와 셀트리온제약 (99,200원 ▲3,600 +3.77%)(7.03%)은 셀트리온과 함께 동반 상승했다. 한투연이 반(反)공매도운동 대상으로 지목한 에이치엘비 (104,100원 ▲1,700 +1.66%)도 7.22% 급등했다.

이외 씨젠 (22,150원 ▼200 -0.89%), 알테오젠 (177,300원 ▲100 +0.06%), 카카오게임즈 (22,050원 ▼200 -0.90%) 등도 7~8% 올랐다. 원/달러 환율은 2.3원 내린 1116.5원에 마감했다.


대외 호재로 외인·기관 자금 유입…"개인이 매수 영향력 키웠다"
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대내외적 호재로 인한 외인과 기관 자금 유입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투자전략부장은 "국내 증시는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 등 수급적인 요인과 함께 인민은행이 980억위안 유동성 공급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본격적으로 상승 폭을 확대했다"며 "한국 수출이 전월 대비 11.4%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진 점도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고 진단했다.

개인 투자자의 활발해진 시장 참여가 외인과 기관의 매수 영향력을 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거래대금은 코스피 코스닥 합산 3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41조5860억원)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초 코스피 거래대금이 7조원 수준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변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의 대량 순매수가 지속되며 물량 잠식 효과가 커졌다"며 "하락하는 데는 외국인의 역대급 순매도가 있었다면 외국인, 기관의 1조원 미만 순매수 만으로도 반등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대거 유입으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영향력은 완화됐지만 매수 영향력은 오히려 커졌다는 의미다.

이 팀장은 "시장 주도주인 반도체, 인터넷 등의 반등 탄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아직 조정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변동성 확대 때 분할매수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공매도 전쟁' 평가 회의적…"증시 영향 제한적일 것"
(서울=뉴스1)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오는 1일 부터 홍보용 버스에 ‘공매도 폐지’와 ‘금융위원회 해체’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부착해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를 오가며 운행하겠다고 31일 밝혔다. (한투연 제공)2021.1.31/뉴스1(서울=뉴스1) =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는 오는 1일 부터 홍보용 버스에 ‘공매도 폐지’와 ‘금융위원회 해체’를 요구하는 현수막을 부착해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를 오가며 운행하겠다고 31일 밝혔다. (한투연 제공)2021.1.31/뉴스1
한편 이날 개인투자자 단체가 선언한 반(反)공매도 운동과 관련해 증권가의 평가는 회의적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들 종목을 대상으로 한) 공매도가 주가 하락보다 헤지(위험회피)용이 많은 만큼 큰 의미가 없다"며 "주가가 10~20배 오르지 않는 이상 해외 헤지펀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날 급등은) 게임스톱의 폭등에 편승해 올라가는 흐름으로 크게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 팀장도 "일정 영향은 줄 수 있겠지만, 시장의 방향성을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의 '게임스톱' 사태 파장도 단기적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COVID-19) 위기 이후 주가가 오르면서 미국 주식의 유동주 대비 공매도 잔고는 이미 2012년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미국 증시에서 게임스탑 사태가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게임스탑 사태는 그만큼 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증거"라며 "하나의 현상일 뿐 국내 증시에 대한 영향력은 없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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